먼저 대법원 제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지난 2월 26일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홍덕률 대구대 총장의 상고를 기각하며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설립자 유족 대표인 이근민 대구대학교 재활공학과 교수는 “개인적 이익을 취하기 위한 등록금 횡령은 ‘청빈’과 ‘무소유’에 기반한 대구대학교 고(故) 이태영 총장의 설립 정신을 훼손하는 것일 뿐 아니라 교육윤리를 져버린 행위이기에 설립자 유족들은 홍덕률 총장의 해임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홍덕률 총장은 교비회계에서 법무법인 자문료 명목으로 4억4500만원을 지급해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교육부에도 동일한 해임요청을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홍덕률 총장의 등록금 횡령 사건으로 대구대학교는 회복할 수 없는 사회적, 교육적 손실을 입었다. 총장의 등록금 횡령사건에 더해 법인 자금 70억원 증발 사건까지 겹치면서 지역 사회 내에서는 물론, 전국적으로 대구대학교는 부패의 온상으로서 인식되고 있다. 거듭되는 부패로 인해 대구대학교에 드리워진 치욕스러운 오명을 지우고자 우리는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홍덕률 총장과 임시이사, 교육부를 겨냥했다.
참석자들은 “법리적 해석을 핑계 삼아 총장직을 유지하려는 홍덕률 총장은 비윤리적 범죄행위를 인정하고 자진사퇴해야 한다”며 책임을 물었다.
또 “등록금 횡령범을 총장으로 임명한 임시이사들은 대구대학교를 합당하게 관리할 막중한 자리에 있으면서도 그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부패와 비리에 눈을 감아버렸다”며 당장 떠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대구대학교를 정상화하려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의결까지 묵살하면서 임시이사를 파견하고, 그것도 모자라 등록금 횡령범을 총장으로 임명하는 데 동조함으로써 대구대학교의 존립을 위태롭게 함은 물론 대한민국의 교육 윤리를 파탄내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홍덕률 총장을 해임하고, 대구대학교(영광학원)를 정이사 체제로 전환시켜 학교의 안정을 도모해줄 것”을 주문했다.
참석자들은 “우리는 대구대학교(학생 2만명, 교직원 1000여명)가 오랜 부패와 비리의 고리를 끊고 전국 15위권의 대학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대구대학교 측은 “현행 사립학교법 제57조(당연퇴직의 사유)에서 준용하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6호의 2에 정한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 정부 관련 부처의 유권해석(교육과학기술부 질의에 대한 법제처의 법령해석, 2013.03.25)에 의해 거듭 확인된 바 있다”며 이번 판결로 홍덕률 총장의 지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또 “영광법인 이사회(이사장 권혁재)는 지난해 7월 21일 총장을 임명하기에 앞서 고등법원의 항소심 결과를 충분히 고려했으며 관련 법률과 학교 정관 및 교육자로서의 윤리적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대학 측은 “ 오늘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저희 학교 구성원이 아닌 대구미래대 분들과 공대위 분들이다. 그리고 이번 판결을 ‘반목과 질시’가 아닌 ‘신뢰와 협력’을 통해 대구대학교라는 공동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라는 외부 사회의 명령으로 보고 있다. 대학구성원 모두가 이번 판결을 계기로 과거가 아닌 미래로 시선을 돌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한편 소위 구재단으로 명명되는 설립자 유가족은 대구대 설립자(고 이영식)의 장남인 고 이태영 총장의 처 고은애, 2남 이근민(현 대구미래대 학교법인 애광학원 이사장), 3남 이근도, 장녀 이예숙(현 대구미래대 총장 및 전 경북영광학교 교장)이다.
대구대 학교법인 영광학원과 산하 기관(대구대, 대구사이버대, 6개 특수학교 등) 절대 다수의 구성원과 뜻을 함께하는 설립자 유가족은 고 이태영 총장의 장남 이근용 현 대구대 대외협력부총장이다.
홍덕률 총장은 학교법인 영광학원 산하 대구대학교와 대구사이버대학교의 총장을 겸직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