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정법원 천종호 판사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기사입력:2015-03-23 18:21:40
[공유경제신문 김민지 기자] [로이슈 부산경남취재본부=전용모 기자] 부산가정법원 천종호 부장판사가 우리 사회에 던지는 따듯한 메시지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를 펴냈다.

처벌보다 치유가 먼저인 소년재판 이야기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로 독자들에게 가슴 찡한 법정 풍경과 함께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했던 천종호 판사가 법정에서 만난 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소년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하다’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에는 천종호 판사가 법정에서 만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아버지 군상이 눅진하게 녹아 있으며 아버지 부재가 가시화된 지점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생하게 날것 그대로 여과 없이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 울림이 예사롭지 않다.

▲천종호부장판사가펴낸새책,(사진제공=부산가정법원)
▲천종호부장판사가펴낸새책,(사진제공=부산가정법원)
‘울타리가 되어 주고 양심을 지키라고 낮은 음성으로 말해 줄’ 아버지가 사라진 세상에서 홀로 남은 아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거칠고 불안한 야생의 삶을 이어 갈 수밖에 없고, 청소년 비행은 그 과정에서 드러난, 어찌 보면 필연적인 결과라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어른으로서의 책무가 ‘제대로 된 아버지 노릇’임을 아프게 일깨워 주는 한편,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벼랑 끝으로 내몰린 아이들에게 우리 사회가 아버지가 되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천종호, 소년부 판사이자 세 아이의 아빠이다.

천종호 판사는 어린 시절 가난을 체험했기에 열악한 환경 때문에 비행으로 내몰린 소년들의 처지에 눈 감을 수 없었다. 자나 깨나 소년 생각뿐이라는 뜻에서 ‘만사소년’, 법정에서 호통을 잘 친다고 ‘호통판사’로도 불리며 아이들이 ‘아빠 같은 판사님’이라고 부르는 걸 가장 좋아한다.

법정에서는 매서운 호통으로 소년들을 떨게 만들지만 재판이 끝나고 나면 열악한 소년들의 처지에 눈물 흘리고 집에서는 사춘기 딸의 항변에 움찔하는 이 시대 보통 아빠다. ‘소년범들의 아버지’라는 호칭이 부끄럽지 않도록 아이들을 하나라도 더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천종호 판사는 1965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남고등학교, 부산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1994년 사법시험에 합격(36회, 연수원26기)했고, 1997년 부산지방법원 판사로 임관됐다.

부산대학교 법과대학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일본 교토에서 장기 해외연수를 거쳤다. 부산고등법원, 창원지방법원을 거쳐 현재 부산가정법원 소년부 부장판사로 재직하고 있다.

소년재판 이야기를 다룬 책 ‘아니야, 우리가 미안하다’(2013)를 펴냈으며, 환경재단에서 수여하는 ‘2014 세상을 밝게 만든 사람들’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책은 344쪽(ISBN 978-89-94103-86-0 03810)으로 펴낸 곳은 도서출판 우리학교이며 1만5000원이다. 천종호 판사는 이 책의 인세를 청소년회복센터에 전액 기부한다.

부산가정법원 천종호 판사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이 책은 박시호의 행복편지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부산가정법원 오영두 공보판사는 “ 동료 판사로서 부산가정법원 소년1단독을 맡고 있는 천종호 부장판사님이 새로 쓰신 책을 미리 읽어봤는데, 잔잔한 감동과 함께 우리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아버지의 역할을 새삼 느끼게 됐다”며 “읽는 내내 따뜻하고 안타까운 사연들로 웃고 또한 눈시울을 붉히곤 했다”고 전했다.

한편 새 책에 대한 출판기념 다과회를 오는 26일 오후 4시~8시 풍성한 교회에 있는 카페(부산의료원 옆)에서 마련한다.

■ 차례

• 추천의 말
• 프롤로그

1부 아버지라는 이름의 무게

아버지와 다름없는 판사님
아버지라는 이름의 무게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잘 할 수 있다
아버지의 눈물
아빠가 잘못했다, 용서해라
아버지 패러독스
두 어머니와 한 아들
가출하지 않겠다면 아빠와 이혼할게
아버지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사람들
니 죽이고 10호 갈란다
이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가요?
아빠가 우시는데요
아름다운 황혼을 소망하며

2부 아버지의 마음
저도 아빠 없이 자랐어요
법정에서 비보이 댄스를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친구야, 힘내라
매일 부처님께 기도하고 있습니다
울지 마, 할아버지
언제쯤 철들 거야
판사님 때문에 배고파도 참았어요
아이들은 아버지의 등을 보며 자란다
제가 식당 주인이라면 데리고 일하고 싶은 아이입니다
나는 오늘도 아이들을 향한 기다림을 계속합니다
아빠 같은 판사님, 무지 사랑합니다
얘들아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 일본 아동자립지원시설 방문기
• 국회의장님께 드리는 호소문
• 천종호 판사와 함께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

김민지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