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박정우 기자] ‘한샘’의 직장내 성폭행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현대카드 유부남 팀장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의 글이 네이트 판에 올라 네티즌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익명의 여성 네티즌 C는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샘 성폭행 사건을 보고 용기내 작성해본다”며 장문의 글을 작성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지난 4월 현대카드사에 위촉계약으로 입사했다. 입사1달 후 회식을 하는 과정에서 유부남 팀장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성폭행 이후 현대카드의 부적절한 수습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글을 통해 현대카드 카드영업팀은 유부남 팀장에게 당한 성폭행 사건을 개인간의 애정문제로 판단, 도리어 피해자를 압박해 사건을 축소 또는 은폐하려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C는 "퇴사를 하겠다고 하면 거부를 당하고 인사이동을 요청하는 말에도 남녀사이의 일이다. 사적인 일과 공적인 일을 구분하라며 제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피해자인 저는 충격과 수치심과 공포감에 제정신으로 살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팀에서 근무하는 팀장과 팀원의 관계였기 때문에 매일매일 A를 마주쳐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다"며 "회사 내부에 어떻게 신고하는지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물었으나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정신 차리라는 말만 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문제는 현대카드의 외부 감사 컨설팅 업체인 행복마루를 통한 조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행복마루의 조사 결과, 피해 당사자가 센터장과 본부장과의 대면조사 등을 통해 성폭행을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책임자들이 개인의 사생활 문제로 판단, 원만히 해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즉 외부 감사 컨설팅 업체 조차도 피해 당사자의 성폭행 주장을 무시한 관리 책임자들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여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행위가 아니었다고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어 현대카드는 "경찰 고소를 확인했으니 조사결과가 확인되는 대로 가해자에게 관련 법규에 의거 엄중히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경찰 고발이 이뤄지지 않았으면 현대카드 내부적으로 성폭행 사건에 대한 적절한 판단과 조치가 이뤄질 수 없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해당 글에 따르면 C는 수차례 센터 이동 등 업무지역 변경을 요청했다. 결국 이같은 요청이 받아드려지 않았기 때문에 C가 경찰 고발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성추행, 성폭행 등의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피해자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건 은폐나 무시로 일관했던 현대카드의 부실한 후속조치가 가장 큰 문제였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C는 "경찰조사만 3개월 걸렸다"며 "퇴사처리도 해주지 않아 전 경제적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A는 여전히 일 잘하고 돈 많이 벌고 밑에 직원들 교육활동도 하고 있다"며 "참 불공평한 대우"라며 "피해자는 2차, 3차 피해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슈는 해당 사건에 대한 사실확인을 요청하기 위해 현대카드홍보팀과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한편, 행복마루 컨설팅은 2011년부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요청으로 현대카드 감사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컨설팅 업체다.
<다음은 이 여성이 올린 글 전문입니다>
어디라도 이야기하고픈 마음에 글을 씁니다. 아무도 제 말을 들어주질 않아서요. 최근 한샘 성폭행 사건을 보고 용기를 내어 이렇게 작성 해 봅니다.
긴 글이지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 작성에 앞서 회사=H, 성폭행범=A, 같이 집에 왔던 동료=B로 표기하겠습니다.
2017년 4월 저는 H회사와 위촉계약을 하였고 사건은 입사 후 한달 뒤 일어났습니다.
사건은 이렇습니다.
회식하던 중 다같이 저희 집에 가서 한잔 더 하자는 말이 나왔습니다. A의 차를 타고 저희 집으로 가게 되었는데 다른 차를 탔던 나머지 사람은 다 도망을 갔고 같은 차를 탔던 저랑 A, 회사동료B만 저희 집 앞 골목에 남게 되었습니다.
저는 먼저 차에서 내렸고 남자 두 명과 저밖에 없으니 겁이나 집으로 뛰어올라갔습니다.
집으로 들어와 문을 잠근 후에 잠옷으로 갈아입으니 술기운이 올라오는지 정신이 없었습니다.
한 5분정도 흘렀을까요 A와B가 저희 집 문을 계속 두드리는 겁니다. 자정이 넘은 늦은 시간임에도 시끄럽게 문을 두드리기에 열어주었습니다.
(잠시 설명을 더하자면 이 둘이 저희 집을 알고 있는 것은 제가 2017년 5월 초쯤 이사를 했었는데 이 사실을 안 회사사람들이 집들이를 하자고 부추겨 어거지로 한 적이 있어 집 위치를 알고 있는 것입니다.)
문을 열자마자 A는 제 방을 찾아 들어가 침대 위로 누웠고, B는 술을 더 먹자며 술상을 차렸습니다.
회식을 3차까지 했고 주량을 초과하여 술을 먹었기에 겨우 정신을 붙잡고 있었는데 술이 더 들어가니 정신을 놓을 것 같아 제 방 침대 옆 좌식 쇼파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같이 술을 마신 B는 불 꺼주고 집에 갔다고 합니다. (다음날 불까지 꺼주고 가지 않았냐며 자랑스럽게 말하더군요..)
기억이 중간 중간 끊겨서 생각나지만 이때 저는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려하면 토할 것 같았고 A가 제 침대에서 자고 있다는 것조차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잠결에 누가 저를 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땐 누구지? 남자친구인가? 하는 생각에 귀찮고 속도 좋지 않아 그저 만지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화장실로 갔습니다. 어떤 정신으로 화장실을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화장실에서 나와 다시 방으로 갔습니다. (기억은 안 나지만 정황상 이때 침대에 아무도 없다 생각해 누운 것 같습니다.)
그 다음 기억은 누군가 또 저를 만지는 느낌이 들었을 때입니다. 몸을 만지고 바지를 벗기는 것 같은데 움직일 힘도 없고 당연히 나를 만지고 성관계를 할 사람은 남자친구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만지지 못하게 하고 싶었으나 눈 뜰 기력초차 없어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성기가 삽입되는 느낌이 났었고 몸이 흔들리니 정말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정신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아침이 되어 알람이 울렸습니다. 계속해서 울리는 알람에 정신을 차리니 저는 누군가의 팔을 베고 누워있었고 그 사람이 누군지 그때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제 뒤에서 성기를 제 엉덩이에 비비고 있던 사람을요,, 네, A였습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멈추는 기분이었습니다. 몸도 머리도..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그 A라는 사람은 제 팀장이었고 아이가 둘 있는 아빠였습니다. 배우자가 사망한지 4개월 밖에 지나지 않았다 해도 유부남인 사실은 변함없지 않습니까?
저는 계속해서 얼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태연하게 일어나 씼더군요. 그리고 저에게로 와 볼을 꼬집으며 출근해야하지 않으냐며 말을 겁니다. 저는 출근하지 못하겠다고 말하고 돌아 누었습니다. 그 사람 얼굴이 보이지 않는 쪽으로요 그 사이 A는 나갔습니다.
잠시간 시간이 흐른 후 저는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친구 말로는 이때까지 술에 취해 혀가 꼬여있었다고 합니다. 술에 덜 깨어 있었던 건지 이런저런 충격에 무슨 말을 한 건지 횡설수설했습니다. 그 다음으론 회사 여직원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이때도 횡설수설 했습니다.
무튼 오후3시쯤 그 A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실수였답니다… 근데 너는 왜 침대위로 올라왔냐고도 묻더군요. (글 초중반에 정황상 화장실 다녀온 후 침대에 누운 것 같다 쓴 것이 이 말 때문입니다.)
대충 통화를 마친 후 빨리 온전히 정신 차려야한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보냈고 저녁쯤 회사동료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해장해야 하지 않겠냐며 나오라는 겁니다. 저는 또 바보같이 나갔습니다.
근데 그 자리에 A와B가 있었습니다. 회사 동료와 둘이 해장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회식한 사람 모두 해장하는 자리였던 것입니다. 제대로 확인 안한 제 탓도 있어 일단 자리에 착석은 했습니다. 그러나 해장술이랍시고 또 술이 들어가니 성희롱적인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B가 어제 자기가 일부러 불 끄고 갔다는 말부터 (A를 위해 불꺼준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한 농담들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입니다.
여자를 사먹는 이야기까지 하더군요, 기분이 너무 나빴고 눈치를 보다 도망쳐 나왔습니다.
집에 오니 더 멍해지더군요..
저 사건 이후 저는 제정신이 아니었고 며칠 후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센터장은 너(글쓴이) 돈 필요한데 여기 그만두면 다른 직장 구할 수 있냐며 사직서를 세절해 버렸습니다.
이 때가 5월 말쯤입니다.
저는 정말이지 A를 매일 마주칠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렇게 매일 얼굴을 보면 제가 미쳐버릴 것 같았거든요.
그러다 몇 주 후 제가 A에게 차라리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럼 덜 미칠 것 같았거든요… 차라리 만나는 사이로 만들면 충격이 덜 하겠다 싶어서였습니다. 미친 생각이었죠.
만나자 말하고 얼마 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사직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센터장에게 이런 사건이 있었다. 그만두겠다 말했습니다. 센터장은 서로 실수 한 걸로 문제 삼으면 안 된다 말하며 또 사직서를 찢어버렸습니다. 서로 실수라니요…
이날 저녁 A가 술을 먹고 전화를 했습니다. 얘기 좀 하자고 나는 너 만날 생각도 없고 우리가 만나는건 아니라면서 니가 해달라는 데로 해주겠다고 하더라구요.
(저 편하자고 했던 미친 말을 저는 잊었는데 A는 기억하고 한 말입니다.)
그리고 소득에 영향이 있는 것을 다 주겠다 하길래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거라도 위로가 될까 싶어서요.
그렇게 다음날이 되었습니다. 출근을 하고 일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A가 여자 선배와 저를 카페로 부르더군요. 얘기 좀 하자길래 갔더니 녹음을 하자는 겁니다.
내용인즉 너가 나한테 너희 집에 가자고 했고 니가 침대 위에 올라와서 잔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너도 나도 실수를 했으니 이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맞지?? 이런 내용이어서 대답도 하지 않고 미친년처럼 울고 자리를 내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사직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이 센터장이란 사람은 그 전과 똑같이 말하더군요. 돈돈돈 하면서요. 와…. 정말 감당 할 수 없었습니다. 이 후 저는 공황장애와 대인기피, 우울증에 시달렸고 자살시도도 몇 번 했습니다.
그러다 지푸라기라도 잡자는 심정으로 6월 중순경 여성가족부 성범죄상담센터로 상담을 청했습니다. 제 말을 다 들으신 상담사님은 범죄라고 하시며 신고할 수 있는데 증거가 있냐고 하셨습니다.
증거가 없었습니다.. 시간도 많이 지나갔구요.. 늦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경찰에 제 사건을 말씀드렸고 A와 통화를 하여 증거 녹음 후 인지수사를 시작하였습니다. 3개월이 걸렸습니다. 현재 경찰조사는 끝났고 검찰조사 진행 중입니다.
다시 경찰조사를 막 청했던 시점으로 돌아가겠습니다.
피가 마르고 죽고싶은 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어차피 가해자와 피해자의 문제는 조사결과가 나오면 해결 될 터이니 기다리고 있는데 문제는 회사였습니다.
회사는 불친절한 태도의 연속이었습니다. 퇴사를 하겠다고 하면 거부를 당하고 인사이동을 요청하는 말에도 남녀사이의 일이다 사적인 일과 공적인 일을 구분해라며 제 말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인 저는 충격과 수치심과 공포감에 제정신으로 살 수 없겠는데 말이지요. 한 팀에서 근무하는 팀장과 팀원의 관계였기 때문에 매일매일 A를 마주쳐야 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혼자서는 헤쳐 나아갈 자신도 없어 주변 동료들 중 몇몇에게 하소연을 했습니다. 회사 내부에서 어떻게 신고하는지 내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물었으나 아무도 알려주지 않고 정신 차리라는 말만 하더군요.
그 후 저는 집에 틀어박혀 폐인생활을 했습니다. 위촉계약직인 저는 출퇴근 관리가 빡세지 않아 아무도 신경 안쓴거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A가 제가 해코지 할까봐 모르게 한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러다 문득 본사에 알려야겠다. 알리고 퇴사를 요청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렵게 본사 감사팀 연락망을 찾아내어 위와 같은 내용으로 제보를 했습니다. 이때가 9월말입니다.
돌아오는 답변은 초반에 퇴사를 거절한 것은 남녀간의 문제라 생각하여 아무런 조치를 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현재는 경찰조사 진행 중이니 조사가 마무리 되면 그 결과대로 조치 할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경찰조사만 3개월 걸렸습니다. 퇴사처리도 해주지 않아 전 경제적 활동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최종판결까지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데… 눈앞이 깜깜했습니다. 계속해서 도움을 청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최종판결 나오면 얘기하자는 말 뿐이구요.
A는 여전히 일 잘하고 돈 많이 벌고 밑에 직원들 교육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참 불공평한 대우 아닙니까? 피해자는 2차, 3차 피해를 겪고 있는데…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불쾌한 내용이 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박정우 기자 news@seconomy.kr
'한샘' 이어 '현대카드' 유부남 팀장 성폭행…"애정문제로 판단했다"
기사입력:2017-11-06 18: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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