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김찬연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대구 키다리아저씨’가 나타나 공동모금회에 1억2천여만원을 내놨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7일 “모금회 직원들이 지난 23일 오후 7시쯤 대구 수성구의 한 식당에서 키다리아저씨를 만나 1억2천여만원이 든 자기앞수표를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저녁 박용훈 대구공동모금회 사무처장 등 직원 3명은 수성구 한 식당에서 키다리 아저씨 부부를 만났다. 해마다 1억원 이상을 기부한다고 보기 어려울 만큼 검소한 차림을 한 60대 부부였다.
키다리 아저씨가 간단한 인사를 한 뒤 내민 봉투에는 1억2천여만원짜리 수표가 들어 있었다. 매월 1천만원씩 적금한 돈에 이자가 붙은 금액이다.
근검절약이 몸에 밴 생활습관에도 가끔 쓰고 싶을 때가 있어 '내 돈이 아니다'고 생각하며 모았다고 한다.
그는 어린 시절 가정형편이 어려워 공부를 포기한 때를 생각하며 기부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혼자만 하는 나눔으로는 부족하니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방법을 찾아달라는 부탁도 했다.
2시간 남짓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지만, 자신이 더 알려지는 건 원치 않는다고 했다. 공동모금회 직원들은 기부를 계속하기 만을 바라는 그의 진심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한다.
키다리 아저씨는 2012년 1월 처음 대구공동모금회를 방문해 익명으로 1억원을 전달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공동모금회 사무실 근처 국밥집에서 1억2천300여만원을 건넸고 이후 해마다 12월이면 인근에 직원을 불러내 1억원이 넘는 돈을 전달했다.
6년 동안 7차례에 걸쳐 기탁한 성금은 모두 8억4천여만원으로 대구공동모금회 역대 누적 개인 기부액 가운데 가장 많다.
박용훈 대구모금회 사무처장은 "기부자의 뜻에 따라 소외된 이웃에게 성금을 잘 전달해 나눔으로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찬연 기자
해마다 이웃사랑 전한 대구 키다리아저씨…1억2천만원 기부
기사입력:2017-12-27 14: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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