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한정아 기자] 스페인 바스크(Vasque)지역의 기푸스코아주(州)에 도시인구 2만2천여명의 작은 도시 몬드라곤(Mondragn)이 있다.
몬드라곤에 세계 최대 협동조합 메카인 몬드라곤 협동조합 그룹(Mondragnó Cooperative Coperation, MCC)이 있다. 작은 마을 몬드라곤에서 시작된 협동조합이 50여년 만에 100개가 넘는 서로 다른 유형의 개별 협동조합과 10만여명의 구성원과 122곳의 해외 생산공장을을 운영하며 125억7,400만유로(15조 1천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하는 스페인 매출 7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그룹은 제조업,금융, 유통과 지식정보 부문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돼 있다.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50여년 전인 1956년 호세 마리아 아리스멘디아리에타(Jose Maria Arizmendiarrieta) 신부가 주축이 돼 지역의 가난한 환경의 청년층을 위한 기술교육전문학교를 시초로 시작됐다. 호세마리아 아리스멘디 신부는 오늘날의 몬드라곤이 있기까지 매우 핵심적이며 중추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었다.
아리스멘디는 설교와 집필을 통해 "노동은 형벌이 아니라 자기실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으며 "어떤 노동이든 노동은 존엄하며 협동과 집단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리스멘디의 제자 5명은 기술교육 과정 이후 석유난로 공장 '울고(ULGOR)'를 만들었고, 이 공장이 오늘날 몬드라곤 그룹의 모태가 됐다.
당시 몬드라곤은 전체 주민이 1만명도 안되는 쇠락한 광산촌이었는데 반세기만인 오늘날 현대적인 공업도시로 변모한 후 바스크 지역의 경제를 이끌고 있다.
몬드라곤 본사가 위치한 바스크지역의 고용인원은 3만4,695명으로 스페인내의 기업 총 고용의 절반을 차지한다. 해외에 있는 공장까지 포함하면 8만4,000여개의 일자리를 제공한 셈이다.
몬드라곤이 이처럼 성공적인 협동조합 기업을 이룰 수 있었던 배경에 '바스크 문화'를 꼽는 학자들의 견해가 있다. 바스크 지방의 성향에 대해 지역사람들은 스스로 '우리의 공동체적 성향' 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바스크사람들의 독특한 공동체 성향이 몬드라곤 그룹의 형성에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이 몬드라곤에 대해 다수의 연구를 진행했던학자 윌리엄 F. 화이트의 생각이다.
그는 바스크 사람들의 기본적인 성향이외에도 몬드라곤의 사고의 틀, 즉 기본가치(평등, 연대, 노동의 존엄, 참여의정신)과 목적 (고용 창출과 고용 보장, 인간과 사회의 발전, 자치와 자주적 관리, 재정적 배경), 그리고 지도원칙(균형, 미래의 방향설정, 조직적인 자기 평가, 개방성, 정치적 지향의 다원성, 정보의 자유, 협동조합 간의 보완, 개별 협동조합들의 결합) 규모의 제한 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바탕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바탕 위에 조직 문화를 유지하고 변화시키기 위한 제도(주요정책, 운영과 경영구조, 경영수단)의 형성이 오늘날의 몬드라곤을 낳았다.
몬드라곤 그룹의 근로자 중 과반수 가량이 몬드라곤의 전체 출자 지분을 나눠 가진 조합원이다. 그룹의 핵심 산업으로는 스페인 최대의 백색가전 업체인 파고르(Fagor)와 대형 유통 소매기업인 에로스키(Eroski), 스페인의 5위권 금융회사인 노동인민금고가 있다.
몬드라곤 그룹은 금융조직, 산업, 유통, 그리고 지식·기술개발·교육 등 분야별 조직을 갖고 있다.
몬드라곤 그룹에 대한 지원체계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수 있다.
바스크지방과 더 나아가서 스페인 전역에 사회·경제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이 몬드라곤 그룹은 이렇게 조직 내에 금융, 제조·생산, 유통, 교육의 제반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자체조직을 만든 세계에 유례가 없는 거대한 협동조합 연합체가 됐다.
몬드라곤 모형은 일반적인 자본주의형 경제모델과도 차별점이 있으나 과거 전통적인 소비에트식 사회주의 경제모델과도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몬드라곤 그룹은 민주적 원칙에 따라 조합원들의 민주적인 의사결정과 경영참여 기회를 통해 조합원들 자신이 조직의 주인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게 했다. 또한 경영과 성장의 노하우를 조합원과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공유, 교육해 모두를 성공으로 이끌도록 하였는데 이러한 배경은 조합원들끼리의 협력과 공동체 의식으로 발현됐다.
이러한 공공의식은 강력한 경쟁력의 토대가 됐으며 유기적인 연대의 가치를 실현했다. 오늘날 몬드라곤 그룹의 이러한 조밀한 연대는 사회·경제적인 가치를 추구할 뿐만 아니라 문화와 생태계 보존의 노력으로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87년 ‘몬드라곤 협의회’를 개최해 기업이념과 사칙을 승인하고 규율로 제정했다.
이렇게 몬드라곤의 성장과 지속적인 발전은 반세기 동안 계속되어온 단체규율과 규범 준수가 전제됐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정확한 분석, 투자와 금융에 대한 인식,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인 혁신이 몬드라곤의 성공 요인이다.
'우리의 강점은 경쟁이 아니라 협동'이라고 역설했던 아리즈멘디아리에타 신부의 정신이 그대로 계승된 것이다.
관련기사
[협동조합①] 사회적 경제의 역사 '협동조합'
[협동조합②] 강한 지역연계 '이탈리아 볼로냐'
한정아 기자
[협동조합③] 스페인의 몬드라곤 "노동은 자기실현의 수단"
기사입력:2018-01-05 09:25:00
공유경제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ㆍ반론ㆍ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news@seconomy.kr
<저작권자 © 공유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일:news@seconomy.kr
공유 포커스
사회적기업
공익재단
CSR
이슈
-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일·가정 균형이 일 보다 더...
- 늙어가는 한국, 10년 뒤 서울 가구수 감소... 65세 이...
- 갈수록 더 심해지는 구직... 구직자 절반 이상 "두려움...
- 한국 청년실업자 10년간 28.3% 증가... OECD 36개국 중...
- [설문] 연령 낮을수록 자살을 '본인의 선택의 문제'라...
- 서울 시내버스회사, 처·자녀 등 친인척 임원으로 앉혀...
- 한국 남성암 4위 전립선암, 40대 이상 남성 10명 중 8...
- 국민 10명 중 7명, "친일이 애국" 문체부 고위공무원 ...
- 살림살이 좀 나아질까요?... '60대이상 남성' 가장 비...
- 치사율 40~60%, 첫 사망자 발생한 '비브리오 패혈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