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KDB생명 부사장에 임해진 전 부행장 내정…퇴직 임원 재취업 논란

기사입력:2018-01-31 17:23:06
(사진=산업은행)
(사진=산업은행)
[공유경제신문 박정우 기자] 산업은행의 최근 KDB생명보험의 사장 및 부사장직 내정과 관련해 여전한 낙하산・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30일 KDB생명의 사장과 부사장으로 각각 정재욱 세종대 교수와 임해진 전 산업은행 부행장을 내정했다.

문제는 정재욱 교수와 임해진 전 부행장 모두 KDB생명의 업무연관성보다 산업은행과의 연줄로 선임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 것.

산업은행에 따르면 정재욱 교수는 미국에서 금융보험학을 전공한 뒤 보험개발원 보험연구소를 거친 보험전문가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 교수의 경력은 현장보다는 학계에 치중해있으며, 지난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한국금융연구원에서 함께 재직했던 인연으로 사장직에 내정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임해진 전 부행장은 심지어 이달까지 산업은행 부행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1978년 산업은행 입사 후 미래성장금융부문장・심사평가부문장등을 지낸 ‘산업은행 성골’이라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이 퇴직 임원 예우 차원에서 이번 인사를 내정한 것이 아니냐는 노조측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은행 산하 및 관계사에 135명의 퇴직 임원을 재취업시킨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KDB생명 노조 관계자는 “산업은행 출신의 낙하산 인사는 당연히 반대할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정재욱 교수의 경우, 현업 경력보다는 연구원 경력 비중이 높아 회사 정상화가 우선인 KDB생명에 실무 경험이 없는 비전문가가 오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임해진 전 부행장에 대해서는 “보험 부문 경력이 일천한 인사가 단지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이라는 이유로 온 것이 아닌가 의문이 든다”며 “지난 수년간 KDB생명의 임원 인사를 봤을 때,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보단 퇴직 임원의 노후보장성 인사가 잦았다는 것이 노조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 12월 임해진 전 부행장이 KDB생명의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내용의 보도가 게재 30분만에 내려오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KDB생명은 지속된 경영악화로 지난 8월 230명의 직원을 감축하는 구조조정을 실시한 바 있다. 산업은행은 "정 교수와 임 전 부행장이 IFRS17 도입 등 규제 변화로 정상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KDB생명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이번 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KDB생명은 다음달 21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박정우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