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현대인의 정신질환, 더 이상 '남' 이야기 아니다

기사입력:2018-10-27 11:10:00
(사진=clipar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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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2018년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 지난 10년간 임상 환자 증가율 1위를 기록한 진료과는 정신건강의학과였다.

대표적인 정신질환으로는 공황장애,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을 꼽을 수 있다. 이제 정신질환은 더 이상 특정인의 질병이 아니다. 현대인의 이런 정신질환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① 갑작스런 공포감의 발현 ‘공황장애’
공황장애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공황발작이 일어나는 질병이다. 공황발작은 갑작스런 공포감의 발현으로 심장이 빨리 뛰거나 가슴이 답답하고 극도로 숨이 차 호흡곤란을 유발한다.

공황장애는 뇌의 위기경보시스템이 오작동하는 질환이다. 위기에 대한 신체적 반응은 불안에 의한 정상반응이다. 환자들은 불안감에 반복적으로 응급실을 찾지만 대개 모든 검사는 정상이며 생명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죽는 병은 아닌지만 죽을만큼 고통스럽다고 표현된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있다. 치료는 한 가지 형태로 이뤄지기 보다는 병행치료로 증상을 호전시킨다. 약물치료는 항우울제와 항불안제를 사용한다. 증상이 호전되었더라도 1년 이상 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다. 권장 기간 내에 약물치료를 중단한 환자 50%는 공황장애가 재발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공황에 관련된 자동적 사고를 바로잡는 인지치료와 공포대상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는 행동치료로 나뉜다.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는 “초기 공황장애는 공황발작이 나타나는 것 이외의 증상은 없고 적절한 상담과 약물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며 “갑작스런 발작에 당황하지 말고, 자가진단을 통한 증상을 느낀다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Tip. 공황장애 자가진단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극심한 공포를 겪은 후,
① 호흡이 가빠지거나 숨이 막히는 느낌
② 어지럽고 졸도할 것 같은 느낌
③ 땀이 나고 손발, 몸이 떨림
④ 누군가 목을 조르는 듯 질식할 것 같은 느낌
⑤ 미칠 것 같은 극단적인 느낌
위 증상 중 한 가지 이상이 1개월간 지속된다면 공황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② 마음의 감기 ‘우울증’
우울증은 2주 이상 우울한 기분과 함께 일상생활의 흥미와 즐거움을 상실하고 무기력함이 지속되는 질병이다. 현대인의 ‘마음의 감기’로 불릴 만큼 실생활과 맞닿아있다.

우울증은 스트레스를 비롯해 뇌의 세로토닌 감소와 같은 유전적 원인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식욕저하, ▲불안 증세, ▲집중력 감소, ▲죄책감과 절망감 등이 있고 심하면 자살 충동으로 악화된다. 치료시기를 놓치면 수개월에서 수년간 치료가 지속될 수 있는 고통스러운 질환이다.

우울증은 환자 혼자 이겨낼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주변인의 마음가짐과 태도도 중요하다. 우울증 환자가 자신의 고충을 토로했을 때, ‘의지를 갖고 기분이 나아지도록 노력해라’, ‘즐겁게 생각해라’, ‘왜 그렇게 생각하냐’ 등의 잘못된 표현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환자의 마음을 닫게 만든다.

우울증 역시 초기에 치료받는 게 중요하다. 우울증 치료에는 상담치료, 약물치료, 정신치료가 있다. 상담치료는 자신의 상태를 바로 잡는 인지행동치료가 일반적이다. 이후 증세가 심해지면 ‘약물치료’를 진행하며 적어도 2주 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해 임의로 복용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 중등도 이상의 우울증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치료와 더불어 정신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는 “우울증은 여성의 경우 5명중 1명이 한번은 경험하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환이다”라며 “우울증을 방치하면 자살 충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회 전반의 적극적인 관심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③ 기분조절 이상 ‘조울증’
조울증은 뇌의 기분조절 신경회로 이상으로 발생한다. 기분, 흥미, 의욕 등에 영향을 주는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이 원인이다. 조울증은 우울증과 차이가 분명하다. 우울증은 기분이 가라앉은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며, 조울증은 조증과 우울증이 번갈아 발생하는 ‘양극성 기분장애’이다. 조증 삽화 때는 자신감이 넘치고 일을 벌이고 감정과 행동조절이 어려워 우울증보다 심각한 손해를 입을 수 있다.

조울증은 개인의 성격적인 결함으로 잘못 판단하기 쉽다. 이 때문에 조울증 환자는 우울증 환자보다 더 큰 고통을 겪는다. 또한, 우울증에 비해 어린 나이에 발생할 확률이 높아 환자의 극단적인 기분 변화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 조울증도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로 얼마든지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백종우 교수는 “조울증은 100명중 1명이 경험하는 기분장애로 우울증보다 만성적으로 고통을 주는 질환이다”라며 “방치하면 자살 충동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회 전반의 적극적인 관심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④ 망상, 환청 등 ‘조현병’
조현병은 망상, 환청,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과거에는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다. 주로 10대 후반에서 20대에 발병해 만성적으로 이어진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신경전달 물질 이상, 스트레스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인 치료는 약물치료와 정신치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약물치료는 항정신병 약물을 이용해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을 잡는다. 단순 수면제나 안정제는 조현병 치료에 효과가 없어 반드시 항정신병약물을 복용해야한다. 그 외에는 인지행동치료, 가족 교육, 직업 재활 등 치료를 병행한다.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상민 교수는 “조현병은 조기 치료 시 다른 장애 없이 사회로 복귀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수면제나 안정제를 복용하지 말고 진단 후, 항정신병 약물치료를 꾸준히 받아야한다”고 언급했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