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제16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집행위원장 안성기)가 다음달 1일부터 6일까지 씨네큐브 광화문과 CGV피카디리1958에서 열린다.
올해 경쟁부문에는 총 123개국 5,822편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그중 선정된 총 32개국 66편의 작품이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또한 특별프로그램인 “시네마 올드 앤 뉴”, “숏쇼츠필름페스티벌&아시아 컬렉션”, “인디스토리 특별전”에서 25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전체 상영작 91편 중 지세연 프로그래머가 꼽은 경쟁부문 추천작 7편을 소개한다.
<위 월 쓰리> We Were Three
영국으로 여행을 간 세 소녀, 옆에 잔소리할 사람도 없으니 밤새도록 파티를 즐기며 마음껏 여행을 즐긴다. 하지만 집에 돌아가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세 소녀 중 한 명이 짐 검사를 받게 되고, 옆에 있던 친구가 무심코 농담을 던진다. “네 가방에 있는 폭탄 찾아내는 거 아냐?” 그리고 그 한마디로 인해 두 친구는 바로 그 자리에서 체포되고, 몸수색에 경찰의 신문을 받기에 이른다. 이제 테러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유럽을 배경으로 감독은 철없는 소녀들의 생각 없는 행동이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이 작품을 통해 보여주려 했다고 한다. 충격적인 것은 이 영화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
<노 그래비티> No Gravity (개막작)
우주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비행사가 지구로 돌아왔다. 이제 새로운 직업을 찾아야만 하는 우주인은 직업소개소를 통해 놀이동산, 미니 골프장, 영화 극장 등등 수많은 직업을 전전하게 된다. 중력이 있는 지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직도 무중력 상태에 있다고 믿는 그는 우주복을 입은 채 우주에서 생활하듯이 지구 생활을 한다. 그를 이해해 주는 이 하나 없는 이곳에서 그는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이 단편은 성장의 이야기이자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픽사 스타일의 이 귀여운 애니메이션은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될 것이며, 관객에게는 따뜻함을 선사할 것이다.
<까마귀 소녀> Corvidae
한 소녀가 새 모양의 종이비행기를 들고 들판을 뛰어간다. 그러다 나무 밑에 떨어진 새집을 발견하고 주변을 살펴보는데, 곧 10대 남자아이들이 딱총으로 위험한 장난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 단편은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서 아리아 역할로 유명해진 메이지 윌리암스가 주연을 맡았다. 새를 사랑하는 소녀 역할을 맡은 그녀는 무성영화 형태로 만들어진 이 단편의 독특한 분위기를 매력적으로 살려내는 데 큰 몫을 한다. 새를 보호하려다 남자아이들에게 위협을 당하고 결국 새들의 도움을 받게 되는 장면은 히치콕 감독의 <새>의 또 다른 변주로서 보이기도 한다.
<모범시민> Exemplary Citizen
온갖 인간 군상이 모여있는 지저분한 경마장 화장실. 경기가 시작되자 화장실은 쓰레기만 남긴 채 모두 빠져나가고, 그 자리에 말끔하게 양복을 차려입은 남자 하나가 들어온다. 세면대는 오물로 인해 물이 빠져나가기 않고, 바닥은 말할 수 없이 더러운데, 이 남자, 갑자기 청소를 시작한다. 바닥을 물걸레로 닦아내고, 막힌 변기도 갖은 애를 써가며 뚫는다. 그리고 벽에 덕지덕지 붙은 광고 스티커도 말끔히 뜯어내기 시작하는데, 과연 이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올해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받으며 많은 주목을 받았던 단편으로 감독의 첫 연출작임에도 불구하고 세련된 연출력과 관객의 허를 찌르는 반전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성인식> Coming of Age
3년째 대학교 졸업을 연기하며, 직업을 찾고 있는 백설. 서울에서의 생활비는 모두 엄마에게 의존하고 있다. 너무 취업이 되지 않자 대학원 진학까지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갑자기 대구에서 엄마가 찾아온다. 엄마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겠다며, 모든 경제적 지원을 끊고 홀로 세계 여행을 떠나겠다고 선언한다. 소위 경제적 독립을 못하고 부모에게 얹혀사는 젊은이들을 ‘캥거루족’이라고 부른다. 30살이 다 되도록 부모에게 손 벌리는 취업 준비생의 이야기를 통해 감독은 우리가 어른이 되는 순간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어쩌면 전 세계가 고민하고 있는 사회문제를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낸 단편.
<중지 손가락> Middle Finger
평범해 보이는 고등학생 민혁과 상훈, 몸집이 있는 민혁과 왜소해 보이는 상훈은 왠지 안 어울려 보이지만, 서로에게 둘도 없는 친구다. 그런 둘을 보기만 하면 괴롭히는 친구가 있는데, 바로 선기다. 선기와 민혁은 중학교 동창 사이인데, 아무 이유 없이 시비를 거는 선기에게 민혁은 어떤 방어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날 민혁이 다니는 권투 연습장에 선기가 나타나고, 서서히 그 둘 사이의 비밀이 밝혀지게 된다. 10대 폭력, 왕따 등의 사회 문제는 한국 단편의 단골 소재 중에 하나이다. 하지만 이 단편은 생각지 못한 반전을 통해 피해자와 가해자의 모호한 경계를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5월 14일> May 14th
여동생의 결혼식 날, 공교롭게도 이 날은 주인공 민정의 생일이자 석가탄신일이다. 안정적으로 결혼까지 하게 된 여동생과 달리 민정은 몇 년째 남자친구 눈치만 보며 연애 중이다. 자신의 생일임을 알면서도 기껏 케이크만 사주고 가버린 남자친구, 휴가 중임에도 눈치 없이 계속 전화를 걸어 업무지시를 하는 상사, 무심한 가족들, 민정은 자신의 생일날 여기저기 치이기만 하는 자신이 한심스럽다. 신인 감독들을 소개하는 “뉴필름메이커”부문 선정작으로 안정된 연출력과 무엇보다 고단한 하루 여정을 따라 결코 세세하지만 않은 감정을 차근차근 끌어낸 이상희 배우의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
제16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프로그래머 추천작 공개
기사입력:2018-10-30 11:3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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