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한 전 대법관, 피의자 소환... '부산 스폰서 판사 의혹' 무마 등 개입 혐의

기사입력:2018-11-20 16:50:26
(사진=고영한 전 대법관/뉴시스)
(사진=고영한 전 대법관/뉴시스)
[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오는 23일 고영한 전 대법관을 피의자로 소환한다. 전직 대법관을 공개적으로 소환하는 것은 박병대 전 대법관에 이어 두 번째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23일 오전 9시30분에 고 전 대법관을 소환조사한다고 20일 밝혔다. 고 전 대법관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이다.

고 전 대법관은 양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인 지난 2016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고 전 대법관은 지난 2016년 이른바 '부산 스폰서 판사' 비위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사건을 은폐하고 재판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당시 문모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자신의 스폰서인 건설업자 정모씨의 재판 관련 정보를 유출했고 이를 확인한 법원행정처가 감사 및 징계 관련 조치 없이 사건을 무마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 과정에서 고 전 대법관은 당시 윤인태 부산고법원장에게 직접 연락해 변론을 재개하고 선고기일을 미루도록 요청했고, 윤 원장은 이를 담당 재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또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의 재항고 이유서를 대필해줬다는 의혹에 연루된 혐의도 받고 있다. 당시 대법원은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효력을 정지한 하급심 결정을 뒤집고 고용부의 재항고를 받아들였는데, 당시 주심은 고 전 대법관이었다.

이 밖에도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 확인 행정소송 관여 ▲헌법재판소 내부 정보 및 자료 수집 ▲헌재소장 관련 동향 수집 및 비난 기사 대필 ▲국제인권법연구회 및 인사모 대응방안 마련 ▲상고법원 등 사법행정 반대 판사 부당사찰 ▲'정운호 게이트' 관련 영장 및 수사 정보 수집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이 고 전 대법관 조사를 앞두면서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재직한 법원행정처장 3명은 모두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차한성 전 대법관은 지난 7일 비공개 소환됐으며, 박 전 대법관은 피의자 신분으로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이틀째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 사건의 상고심 주심이었던 민일영 전 대법관은 지난 9일에 참고인으로 비공개 조사를 받았다. 이로써 고 전 대법관은 '사법농단' 의혹에 관련된 전직 대법관으로선 네 번째 조사를 받는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