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서울아산병원이 의료 기술이 열악한 아시아 국가의 의료 자립을 위해 지난 10여 년간 펼쳐온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Asan In Asia Project)’가 성공적인 결실을 맺고 있다.
1950년대 중반 근대 한국 의료 발전의 기틀이 됐던 미네소타 프로젝트(한국 재건 의료원조 프로그램)처럼 우리나라가 받았던 혜택을 서울아산병원이 앞장서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아시아 국가의 의료 자립을 돕겠다는 것이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2009년부터 말기 간질환으로 사망률이 높은 몽골과 베트남에 생체 간이식 기술 전수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 최근 현지 의료진이 독자적으로 생체 간이식 수술이 가능할 만큼 자립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 의료진 15명이 지난 2011년 9월 몽골 울란바토르 국립 제1병원을 찾아 몽골 최초로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성공한 이래 몽골과 베트남에 총 35번, 350여 명의 의료진이 현지를 찾아 53(몽골31, 베트남22)건의 간이식 수술을 현지 의료진과 함께 집도하며 간이식 수술을 전수해 왔다.
지난해 2018년에도 총 55명의 의료진이 몽골과 베트남을 총 8번 방문해 몽골 국립 제1병원에서 2건, 베트남 쩌라이병원에서 6건, 호치민의대병원에서 3건의 생체 간이식 의료기술을 전수했다.
특히 몽골에서는 2015년부터 국립 제1병원 의료진이 독자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시작해 현재까지 총 35건(생체33, 뇌사자2)의 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고, 베트남 쩌라이병원에서는 2017년 2건, 2018년 1건 현지 의료진이 독자적으로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몽골과 베트남의 간이식 수술 자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왔다. 2011년부터 8년 동안 몽골과 베트남 현지 외과 의사와 간호사, 마취과, 영상의학과 의료진 250여 명을 서울아산병원으로 초청해 3개월 이상 연수 과정을 거치며 간이식 관련 노하우를 전수했다.
또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몽골과 베트남 현지에서 간이식 전수 수술이 끝나고 나면 의료진 일부가 잔류해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체크했다. 수술 후 일주일 동안 환자에게 합병증이 없는 것을 확인 한 후에야 잔류했던 의료진들도 한국으로 복귀했다.
간이식을 전수 받은 현지 의료인이 자체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진행할 때면 메일이나 SNS, 화상전화 등을 통해 현지 수술 예정자의 간이식 적응증 여부와 수술시 주의사항, 환자 관리 방법 등의 정보를 꼼꼼하게 제공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이 아시아 국가의 의료자립을 돕기 위해 시작한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는 지난 2009년에 몽골, 베트남과 협약을 체결하고 2011년부터 이승규 간이식외과 석좌교수를 비롯한 서울아산병원 의료진을 파견해, 현지 의료진에게 간이식 기술을 전수해 왔다.
세르겔렌(Sergelen Orgoi, 60세) 몽골 국립 제1병원 간이식팀장은 “몽골의 간암 사망률은 세계 1위이며 몽골 암 환자 40%가 간암 환자일 정도로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몽골에 간이식 수술을 지원해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한 세르겔렌 간이식팀장은 “2011년부터 본격적인 지원을 받아 몽골 의료진의 의학 수준과 의료 환경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 최고의 간이식팀 업적을 그대로 따라갈 수 있는 몽골 최고의 간이식팀이 되고 싶다”라고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의 노력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베트남은 뇌사자 장기 기증의 합법화에도 불구하고 불교 국가의 정서상 장기 적출이 금기시돼 생체 간이식 기술 보급이 시급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미 생체 간이식 프로그램을 국책 사업으로 선정했고, 최근 연 450례 이상의 간이식 수술을 기록하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에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송기원 교수팀은 지난해 12월 13일부터 4일간 베트남 호치민의대병원을 방문해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암으로 투병중인 응웬 응옥 후이(Nguyen Ngoc Huy·남 59세)씨를 위해 생체 간이식 수술을 진행하면서 베트남에서의 22번째 생체 간이식 전수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서울아산병원 이승규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1999년 이식 간의 기능을 극대화해 이식하는 ‘변형우엽 간이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간이식 수술의 성공률을 크게 향상시켰다. 한해 30례에 그치던 생체 간이식 수술은 변형우엽 간이식 수술법을 통해 100례를 넘겼고, 당시 70%에 머물렀던 생체 간이식 수술 성공률을 9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2000년 3월에는 ‘2대 1 생체 간이식’ 수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고, 혈액형이 달라도 이식을 가능하게 하는 ABO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성적 또한 혈액형 적합 간이식과 동등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간이식 생존율의 경우 미국 87%(1년), 70%(5년)에 비해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치료가 어려운 중증 환자들을 제외시키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97%(1년), 87%(5년)라는 뛰어난 생존율을 기록하고 있다.
송기원 서울아산병원 간이식·간담도외과 교수는 “대한민국 의료가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었고, 생체 간이식 분야는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며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를 통해 몽골과 베트남에 생체 간이식이 활성화 된다면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아시아 지역의 많은 환자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프로젝트의 의의를 되새겼다.
‘아산 인 아시아’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이승규 간이식·간담도외과 석좌교수는 “몽골, 베트남의 간이식 수술 자립 성공으로 감회가 새롭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병원과 아산재단의 지원뿐만 아니라 주말과 휴일을 반납하고 헌신을 아끼지 않았던 간이식팀 모든 의료진들 덕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지난해 8월 생체간이식 수술 5000례와 동시에 2대1 생체간이식 500례를 달성하는 세계 첫 대기록을 세웠다. 뇌사자 간이식 수술을 더해 지금까지 6000여 명이 넘는 말기 간질환 환자에게 장기 생존과 삶의 질을 보장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seconomy.kr
서울아산병원, 몽골 간이식 자립 지원...말기 간질환 환자에 새 희망
서울아산병원, 10여 년간 현지 의료진 250명 연수 · 350명 파견 ‘결실’ 기사입력:2019-02-14 11:22:20
공유경제가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해 독자는 친근하게 접근할 권리와 정정ㆍ반론ㆍ추후 보도를 청구 할 권리가 있습니다.
메일:news@seconomy.kr
<저작권자 © 공유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일:news@seconomy.kr
공유 포커스
사회적기업
공익재단
CSR
이슈
-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일·가정 균형이 일 보다 더...
- 늙어가는 한국, 10년 뒤 서울 가구수 감소... 65세 이...
- 갈수록 더 심해지는 구직... 구직자 절반 이상 "두려움...
- 한국 청년실업자 10년간 28.3% 증가... OECD 36개국 중...
- [설문] 연령 낮을수록 자살을 '본인의 선택의 문제'라...
- 서울 시내버스회사, 처·자녀 등 친인척 임원으로 앉혀...
- 한국 남성암 4위 전립선암, 40대 이상 남성 10명 중 8...
- 국민 10명 중 7명, "친일이 애국" 문체부 고위공무원 ...
- 살림살이 좀 나아질까요?... '60대이상 남성' 가장 비...
- 치사율 40~60%, 첫 사망자 발생한 '비브리오 패혈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