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한국의 일반 대중은 여론 주도층에 비해 사회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계층간 경제적 불균형이 사회적 신뢰도의 불균형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에델만 코리아(사장 장성빈)는 5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한국 광고PR실학회와 함께 ‘2019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Trust Barometer), 기업과 신뢰’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행사 발표는 매튜 해링턴(Matthew Harrington) 에델만 본사 부회장이 직접 진행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론주도층의 신뢰도는 61%로 전년대비 12%p나 상승해 한국을 신뢰국가로 인식하는 반면, 일반 대중의 신뢰도(44%, +2%p)는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았다. 신뢰도 격차는 무려 17% 포인트로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가 진행된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는데, 영국의 신뢰도 격차는 24%p로 캐나다(20%p), 독일/프랑스(18%p), 한국/인도(17%p), 일본(16%p) 등의 순이다.
공통점은 일반 대중의 신뢰도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여론주도층의 신뢰도가 급격히 상승했다는 점이다.
에델만 관계자는 “조사가 진행된 2018년 10월과 11월, 증시가 상승기에 있었고 소득 상위 계층인 여론주도층이 낙관적인 경제적 전망을 갖고 있던 반면, 일반 대중은 상대적으로 경제적 효과에서 소외된 것이 차이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며 “소득과 교육 수준이 주요 기관에 대한 신뢰도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27개 국가에서 총 3만 3,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됐으며, 한국은 1,150명이 참가했다. 여론 주도층은 25~64세 대졸 이상 학력 보유자로, 가계소득은 상위 25%이며 정기적으로 뉴스 매체를 구독하는 그룹이다.
올해 에델만 신뢰도 지표 조사에서는 기업과 소속 직원과의 신뢰도에 대해서도 심층 조사가 이뤄졌다. 구글 직원들이 회사에 성추행 근절을 요구하며 벌인 동맹파업의 사례에서 보듯, 자신이 소속된 회사가 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주도해주길 바라는 사람들의 열망이 강해지면서, 회사와 직원간의 신뢰도가 사회적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국 응답자의 76%는 ‘CEO들이 정부가 강요하기 전에 먼저 변화에 앞장서야 한다’고 답했으며, ▲편견과 차별 감소 ▲미래 직업에 대비한 교육 ▲동일 임금 등 분야에서 특히 긍정적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77%는 ‘회사가 직원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회사의 신뢰도 수준을 보여주는 가장 좋은 지표 가운데 하나’라고 답했으며, 57%는 회사가 보다 큰 목적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본인의 업무 또한 사회적 영향력을 주는 의미 있는 일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기업 평판에 따라 제품을 구매할 수도, 이미 사용하던 제품도 사용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답한 사람도 69%에 달해 소비자의 의사 결정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직원들의 고용주에 대한 신뢰도는 56%로 26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글로벌 평균(75%)과도 큰 격차를 보여 한국 고용주들은 직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의 주요 4대 기관에 대한 신뢰도 수준은 정부 48%, 언론 42%, 기업 39%, NGO 56%로 대부분 50% 미만인 불신에 머물렀다.
에델만 코리아 장성빈 사장은 “직원들은 본인이 속한 기업을 사회적 변화를 리드할 주체로 인식하고 있으며, 사회적 신뢰도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기업내 고용주와 직원들간의 신뢰도를 높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한국 기업이 직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투자가 핵심 사안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
한국 근로자, 고용주에 대한 신뢰도 26개국 중 최하위
기사입력:2019-03-05 15: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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