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연구원, '숙명여고 사태 보도' 미시적인 절차적 공정성에만 집중

기사입력:2019-03-21 14:04:17
[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경기도교육연구원(원장 이수광)은 최근 화제가 되었던 ‘숙명여고 사태’에 관한 담론 분석을 통해 교육 ‘공정성’의 의미와 한계, 대안을 제시하는 '교육 ‘공정성’의 빛과 그림자'(연구책임 연구위원 이혜정)를 발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숙명여고 사태’에 관한 언론보도 분석을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교육 ‘공정성’ 담론은 형식적 절차 공정성에 편중되어 있다. 그간 논의되어온 ‘공정성’의 개념은 사회구조적 불평등 및 정의의 문제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교육에서의 ‘공정성’ 논의는 교육 여건의 불평등이나 교육정의의 문제보다는 공정한 대입 경쟁의 문제에 집중되어 논의되는 경향이 강하다.

‘숙명여고 사태’에 관한 언론보도 내용과 방식을 분석해보면, 언론들은 이 사태의 심각성과 대중들의 분노를 경쟁적으로 다루면서, 이를 교육 ‘공정성’이 훼손된 사태이자 심각한 교육문제로 규정한다. 이때의 ‘공정성’은 경쟁의 절차에 관한 것으로 ‘공정성’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시험절차에 대한 미시적 감시와 단위 학교에 대한 감찰 및 통제의 강화가 제시된다.

이러한 형식적 절차 공정성에 대한 강조는 대입제도 개편 논의로 이어져 학생부종합전형을 비롯한 수시 전형에 비해 정시 전형이 보다 공정하다는 주장으로 연결된다.

형식적 절차공정성으로 단편화된 교육 ‘공정성’ 논의는 노력과 능력에 따른 보상을 당연시 한다. 이는 사회구조적 불평등에 대한 문제제기와 교육본질에 대한 대안적인 논의를 위축시킬 개연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대입 경쟁이 교육의 중심이 되는 ‘대입 중심주의’와 ‘입시의 일상화’를 공고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교육 ‘공정성’ 담론은 교육을 둘러싼 사회구조적 불평등과 교육에서의 정의 논의로 확대, 재정의 돼야 한다. 그리고 대안적 패러다임으로 모든 학생이 평등하게 교육받으면서도 동시에 각 학생에게 적합한 교육을 구현하는, 존엄주의를 바탕으로 하는 교육 담론을 제시한다.

구책임자 이혜정 연구위원은 “형식적인 절차공정성에 매몰되어 있는 교육 ‘공정성’ 담론은 교육이 개인 간 경쟁을 심으로 하는 것을 전제하는 것이며, 공정한 경쟁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게 만들 수 있음”을 강조하며 “사회구조적 불평등과 교육에서의 정의, 존엄주의 교육을 중심으로 하는 교육 ‘공정성’ 개념의 확대와 재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