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스포츠 탈장(sports hernia)은 축구, 하키, 테니스, 레슬링 등 허리를 구부린 채 운동하는 선수들에게 많이 발생하여 ‘스포츠(Sports)’와 탈장을 뜻하는 ‘허니아(Hernia)’가 합쳐진 용어다.
여기서 탈장이란 내장을 지지해주는 근육층인 복벽이 약해지거나 구멍이 나면서 장이 압력에 의해 복벽 밖으로 밀려나오는 증상을 가리킨다. 복벽 약한 부분 어디에서나 생길 수 있지만 스포츠 탈장의 경우 대부분 사타구니 부위, 즉 아랫배와 넓적 다리가 만나는 곳에서 2~3cm 위쪽에 발생하는 서혜부 탈장일 때가 많다.
스포츠 탈장은 보통 서혜부 내 얇은 근육이나 인대가 무리한 뒤틀리거나 반복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찢어지거나 파괴되면서 발생한다. 그러나 평소에는 무리 없이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운동을 할 경우에만 사타구니 쪽에 통증이 발생하므로 단순한 근육 통증쯤으로 생각하기 쉽다.
국가대표 축구대표팀 주전 수비수 이용 역시 비슷한 경우다. 그 역시 처음엔 “알이 밴 줄 알았다”며 참으며 몇 년을 고생하다 결국 스포츠 탈장 진단을 받고 수술 끝에 완치될 수 있었다.
첼시의 심장 램파드, 잉글랜드의 축구전설 앨런 시어러, AC밀란의 주축이었던 카카 등도 세계를 평정한 축구스타였지만 스포츠 탈장 때문에 신통치 못한 경기력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호되게 고생한 기억이 있다.
사실 운동선수처럼 복근이 잘 발달할 경우 탈장이 생기지 않을 것 같지만 운동량이 지나치게 많거나 복압을 급격하게 상승시키는 무리한 동작이 반복되면 복벽에 균열이 생기기 쉽다. 그리고 이것이 스포츠 탈장의 원인이 된다.
최근에는 단기간에 근육을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해 스포츠 탈장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단순 통증으로 알고 초기 치료를 놓칠 때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초기에는 아랫배 쪽에 묵직한 느낌과 함께 통증이 느껴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금세 회복된다. 또 복압이 높을 경우에만 잠시 사타구니 쪽에 불룩한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의심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하다 보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복벽의 구멍을 통해 빠져나왔던 장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고 일부가 남아있는 상태로 있게 되고, 혈액순환 장애 및 장기 괴사 등의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대장항문외과 백세진 교수는 “운동 시 평소와 달리 배 안에서 압력과 함께 사타구니 쪽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우선 근육의 문제인지 탈장인지 정확하게 진단 받고 그에 따른 조치를 빠르게 해야한다”며 우선적인 전문의 진료를 강조한다.
스포츠 탈장 진단을 받을 경우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수술로 튀어나온 장을 제 자리로 복원시키고 다시 나오지 못하도록 고정해주는 것인데, 장이 끼이거나 괴사가 되는 등의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라도 수술은 빠를수록 좋다.
예전에는 개복 후 탈장 구멍을 보강한 뒤 주위 조직을 당겨 꿰매기도 했는데 이럴 경우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나중에 복압을 지탱하지 못해 재발이 잦았다. 현재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여 복벽 안쪽에 인공막을 삽입하는 ‘비봉합 내측 보강술’을 일반적으로 시행하며, 수술 후 통증이 덜하고 재발도 낮아지는 등 예후도 좋다. 최근에는 복강경수술로도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이과 관련해 백세진 교수는 “수술 후 다음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재발방지를 위해 약 한달 동안은 복압이 올라가게 만드는 고강도의 운동은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백세진 교수는 “자신의 운동량을 넘어선 과격한 고강도 운동을 반복해서 할 경우 역시 복압을 올려 탈장을 유발시킬 수 있다”며 “본인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운동 전후로 스트레칭을 철저히 해 복벽에 갑작스런 충격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
스포츠 탈장, 수술만이 답이다
기사입력:2019-05-27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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