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변비? 복부팽만, 구토 동반되면 장 운동 안되는 ‘허쉬스프룽씨병’ 의심

기사입력:2019-05-28 17:25:00
소아 변비? 복부팽만, 구토 동반되면 장 운동 안되는 ‘허쉬스프룽씨병’ 의심
[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허쉬스프룽씨병은 선천성거대결장으로도 불리는데 장 운동을 담당하는 장관신경절세포가 특정 부분에 없음으로 인해 항문 쪽으로 장의 내용물이 원활이 이동하지 못하는 질환을 말한다. 선천적 질환으로 5천 명 당 1명 정도에서 발생하며, 남아와 여아의 비율은 4:1 정도이다. 미숙아에서는 드물고 대부분 산발적으로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약 1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장관신경절세포 발달 이상이 장 운동에 문제 일으켜

장관신경절세포는 태아 시기에 입에서 시작해 항문 쪽으로 이동하며 신체발달에 영향을 미치는데, 어떠한 이유에 의해 발달이 멈추면 뒷부분 장에는 신경절세포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장은 이완과 수축 운동을 통해 음식물을 항문 쪽으로 이동시키는데 신경절세포가 없으면 장의 이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음식물을 이동하지 못하고 정체되어 배가 불러오고 구토, 장염, 변비 등의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 출생 후 48시간 이내에 태변 여부로 진단... 병변 부위 짧으면 늦게 발견되기도

출생 직후 48시간 이내에 태변이 배출되지 않으면 의심할 수 있고, 이때 발견되지 않더라도 아이가 대변을 잘 보지 못하고 구토를 하거나, 배가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는 등의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대부분(64%)의 환아가 생후 3개월 전후로 진단을 받게 된다. 간혹 병변부위가 짧은 경우에는 2~3세가 되어서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증상이 경미할 경우에는 횟수가 적기는 해도 대변을 보기 때문에 단순히 우리 아이가 변비가 좀 있다고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방치하게 되면 대변이 장기간 지속적으로 정체되면서 대장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질 수 있고, 대변 돌 등이 생성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아이의 변비가 심하다면 한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 변비, 복부팽만, 구토 지속되면 의심... 방치하면 점차 악화돼 장폐색 위험 높아져

허쉬스프룽씨병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배가 부풀어 오르는 복부팽만, 구토 등의 증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점차 악화될 수 있으며, 장이 막혀 음식물이 통과하지 못하는 장폐색, 장염으로 진행하면 패혈증으로 진행해 사망할 수도 있으므로 증상이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허쉬스프룽씨병은 직장흡인생검을 통해 확진되는데, 그 외에도 직장수지검사나 복부 X-ray, 대장 조영술 등의 방사선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과의 감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수적인데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병변의 위치와 길이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수술 방법이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장관신경절세포가 없는 장 부분을 잘라내고 정상적인 장을 항문의 끝 쪽까지 연결해 치료하며, 상황에 따라 수술 단계에서 일시적으로 장루를 만드는 경우도 있다.

고대구로병원 소아외과 나영현 교수는 “허쉬스프룽씨병은 선천적질환이므로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만성적인 복부팽만과 변비 등 대부분의 증상들이 조금만 신경 쓰면 알아차릴 수 있으므로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상태를 꼼꼼히 살핀다면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가 가능하다”며 “수술 예후는 좋은 편이나 소아인 만큼 수술 후에도 성장과정에 있어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경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