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박재준 기자] 12살의 어린 꿈나무. 이기백(세례명 프란치스코)군이 지난 6월 5일, 간장, 신장(좌, 우)를 기증하여 3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감동을 주고 있다.
특히 이군의 스토리가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이 안타까워했다. 이군은 올 초인 지난 2월, 부산의 한 호텔 수영장에서 팔이 사다리 계단에 끼는 사고가 나면서 의식을 잃었고 100일 동안 사투를 벌이다가, 며칠 전 급작스레 혈압이 나빠지면서 결국 삶의 마지막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선한 일인 다른 사람을 살리게 된 것이다. 이군의 부모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100일 동안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나 눈앞에서 점점 악화되어 가는 아들을 보며 이대로 보내는 것보다는 삶의 의미를 부여해 주는 것이 맞겠다는 판단을 하였고, 결국 장기기증을 선택하였다.
이기백군은 예정대로라면 올 3월에 중학교에 입학해야 했지만, 안타깝게도 교복을 입어보지도 못하고 이별을 맞게 되었다.
2007년 부산에서 1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기백군은 착한 심성으로 애교가 많고 교우관계가 좋아서 부모님과 주변 사람에게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학생이었다. 1살 터울인 누나와도 사이가 좋아서 친구같이 자랐다.
이기백군의 어머니는 떠나보내는 아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오열했다. “내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맙다. 키우는 동안 엄마를 웃게 해주고 행복하게 해준 고마운 아들아, 끝까지 훌륭한 일을 해줘서 자랑스럽다. 언제나 사랑하고 하늘나라에서 행복해라.”라고 전했다.
12살의 어린 아들을 떠나보내는 것이 가족에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 가족은 기증을 하는 것도 무섭고 두려운 일이지만 이대로 기백이가 이 세상에서 흔적도 없어지이 사라지는 것은 더 무서운 일이다. 100일 동안이나 기다려준 기백이가 어디선가 살아 숨 쉬길 희망하기에 기증을 결심하였다고 한다.
그 어머니는 기증이라는 것이 유가족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라는 언론보도가 많아 걱정했는데, 생각과는 다르게 의료진과 기증원 코디네이터가 큰 위로와 힘이 되 주었다. 원래는 중학교를 다니고 있어야 할 나이이기에 교복을 못 입힌 게 한이었는데 기증이 끝나고 교복을 입혀서 내보내주어서 다시 한 번 감동 받았다. 기증이라는 것이 슬프고 힘든 것이 아니라 나와 떠나는 내 가족을 위해서도 가치 있고 자랑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다른 분들도 생각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이 어른들의 안전 불감증으로 인해 아픔과 고통 속에서 도움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것은 슬픈 일이지만, 이런 사실이 많이 알려져 앞으로는 다른 누구도 이런 아픔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조원현 원장은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이기백군이 세상에 마지막 선물을 주고 떠난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기백군으로부터 생명을 선물 받은 분들이 건강하게 살아서 그 소년의 몫까지 우리 사회에 선물 같은 일을 하며 살아가길 바라고, 기증을 결정 해주신 가족분들께도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박재준 기자 news@seconomy.kr
[따뜻한나눔] 12세 소년, 100일 기다려 3명에게 생명을 선물하고 하늘나라로
기사입력:2019-06-07 16: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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