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잡지 100년사, '미술을 읽다 – 한국 미술잡지의 역사'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 '미술을 읽다 – 한국 미술잡지의 역사'전
2019. 11. 14 - 2020.3.7
기사입력:2019-11-12 11:20:35
'미술을 읽다 – 한국 미술잡지의 역사'전 포스터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미술을 읽다 – 한국 미술잡지의 역사'전 포스터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공유경제신문 임재영 기자]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오는 14일부터 2020년 3월 7일까지 미술잡지 100년사를 알 수 있는 '미술을 읽다 – 한국 미술잡지의 역사'전을 개최한다.

191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100년 동안 창간된 미술잡지를 중심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1917년 4월과 6월에 나온 '미술과 공예' 1, 2호와 1921년, 1922년에 나온 '서화협회 회보' 1, 2호 1956년 북한에서 나온 '미술'과 1958년 '조선미술' 1, 3호 등을 선보인다.

북한 발행 잡지, (왼쪽부터) 미술, 조선미술가동맹중앙위원회.평양, 1956.8 / 조선미술, 조선미술사.평양, 1958.1 / 조선미술, 조선미술사.평양, 1958.2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북한 발행 잡지, (왼쪽부터) 미술, 조선미술가동맹중앙위원회.평양, 1956.8 / 조선미술, 조선미술사.평양, 1958.1 / 조선미술, 조선미술사.평양, 1958.2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왼쪽부터)사진문화 창간호, 한국사진문화사.서울, 1956.5 / 사진문화 4호, 한국사진문화사.서울, 1956.10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왼쪽부터)사진문화 창간호, 한국사진문화사.서울, 1956.5 / 사진문화 4호, 한국사진문화사.서울, 1956.10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이번 전시는 미술잡지의 특집기사를 중심으로 국내 미술계의 전개과정을 재조명하고, 광고를 통해 시각문화의 변화 과정을 고찰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 공개된 자료 중 선별하여 단행본을 제작하며, 전시 연계 강연을 4회 운영한다.

미술잡지 콘텐츠에 중점을 두어 시대에 따른 특집과 이슈는 미술시론, 공공미술, 뉴미디어, 비엔날레, 북한미술로 구분했고 1983년 계간미술 특집 '일제 식민잔재를 청산하는 길'과 관련된 파동 등을 전시한다. 미술잡지 속 광고는 미술관·화랑, 화방·화구, 출판 등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이번 전시는 미술사 연구의 객관적, 전문적인 자료를 제공하여 세밀하고 깊이 있는 연구에 기여하고자 했다. 또한 달진닷컴 홈페이지에는 신미술, 계간미술, 가나아트, 미술세계와 같은 주요 미술잡지 목록을 서비스 제공한다.

김달진 관장은 “미술시장의 불황에 따른 매출의 하락, 잡지의 기획력 약화, 비평 기능 위축 등 잡지계 내부에서는 위기설이 계속해서 돌고 있다. 상업 논리에 함몰되지 않게 건강한 미술 생태계를 위한 미술잡지의 부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전시를 통해 미술잡지에 대한 대중적 이해를 넓히고, 미술잡지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미래와 비전을 탐색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전시내용

전시 1. 우리나라의 최초 미술잡지는 무엇일까?

미술과 공예 창간호, 동양미술협회.경성, 1917.4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미술과 공예 창간호, 동양미술협회.경성, 1917.4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이번 전시에는 그동안 한국 최초의 미술잡지로 알려진 1921년 창간된 '서화협회 회보' 보다 앞서 발간된 1917년 4월에 창간된 희귀본 '미술과 공예' 1,2호를 전격 공개한다. 이 '미술과 공예'는 동양미술협회 이사장이었던 야마구치 세이(山口精)가 편집했다. 그는 동양문고 주임으로 총독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주요 간행물을 발행 및 수집 기증도 받았다. 잡지 내용은 삼국시대부터 구한말까지 대략적인 미술품과 공예품 소개, 잡록, 회원의 소리로 구성되었다. 2호는 1917년 6월에 발간되었다.

한국에서 발행된 최초의 미술 잡지는 '미술과 공예'로 밝혀졌지만 일본인이 일본어로 편집, 발행했기 때문에 한국 최초의 미술잡지는 '서화협회 회보'라고 근대미술연구자들은 말한다.

(왼쪽부터)서화협회 회보 창간호, 서화협회.경성, 1921 / 서화협회 회보 2호, 서화협회.경성, 1922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왼쪽부터)서화협회 회보 창간호, 서화협회.경성, 1921 / 서화협회 회보 2호, 서화협회.경성, 1922 / 사진=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1921년 10월에 창간된 '서화협회 회보'는 우리나라 사람에 의한 최초의 미술잡지이다. 이 잡지는 서화협회의 회보였지만 홍방현을 발행인으로 목차와 판권을 갖춘 정기간행물이며 당시 가격은 40전이었다. 크기는 18×26㎝(4∙6배판)크기의 판형으로 제작되었고, 분량은 21쪽으로 되어 있다. 회고를 통해 1년에 4회씩 발행되는 계간임을 밝히고 있다. 1922년 3월 15일에 발행된 '서화협회보' 2호는 발행 예정일자가 1월 하순이었으나 늦어졌음을 회고를 통해 솔직하게 밝히고 있다.

전시 2. 미술잡지 특집 「일제 식민잔재를 청산하는 길」 파동

1983년 '계간미술' 봄호는 특별기획으로 '일제 식민잔재를 청산하는 길'이라는 주제로 김윤수, 문명대, 박용숙, 안휘준, 이경성, 이구열, 임종국, 정양모, 최순우 총 9명의 평론가와 미술사가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질문은 1. 우리 미술에서 일제 식민잔재가 문제시 돼야 하는 이유, 2. 청산돼야 할 잔재의 범위를 유파·개인활동 등 구체적으로 지적하면?, 3. 일본화풍의 영향을 크게 받은 작가, 4. 식민잔재를 청산하는 길이다. 무기명으로 질문에 대한 글을 받아 수록했다. 설문을 통해 일본미술의 영향과 함께 식민지 시절 친일 작품을 그렸던 김은호, 김기창, 김인승 등의 작품이 공개되었고, 한국의 미술교육에 끼친 악영향이 지적되었다. 또한 이 기사로 인해 작가들의 성토회와 성명서 발표 등 큰 파문이 일었다. 이들은 일간지 지면 광고에 ‘불신과 불화를 조장하는 저의를 묻는다’(동아일보 1983.4.21)라는 성명서를 내며 '계간미술' 발행사인 중앙일보사에 대해 공개사과문 발표를 요구했다.

36개 단체이름으로 발표된 성명서에 의하면 계간미술에 게재된 기사내용은 “일제 36년과 해방후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의 모든 미술가는 친일파요, 미술작품은 일제잔재라는 식의 논리는 우리 문화현실을 부정하고 사회여론을 오도하는 행위” 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참여했던 국립현대미술관 이경성 관장은 곤혹을 치루며 관장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친일미술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규명과 비판을 수반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해당 미술인들의 격렬한 반발과 항의를 몰고 왔다는 점에서 해당 과제에 관한 문제의식을 광범위하게 확산시킨 획기적인 성과를 일으켰다.

전시기간 동안 연계 강연이 4회 진행된다. 11월14일 아트인컬쳐 20년 한국미술 20년 (김복기 아트인컬쳐 대표), 11월21일 국내 미술잡지의 흐름과 양상 (김찬동 수원시립미술관장), 11월25일 서울아트가이드 창간과 운영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장), 11월27일 매체와 소통에 대한 미학적 고찰 (임성훈 성신여대 교수)으로 구성하였다. 연계교육프로그램 신청은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임재영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