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 9개월째 '경기 부진' 진단... '경제동향' 12월호서 밝혀

기사입력:2019-12-09 10:04:31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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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김지은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 경제가 부진하다는 진단을 9개월째 이어갔다. 다만 여기서 더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나오는 '경기 바닥론'에 힘을 실은 것이다.

KDI는 8일 발표한 'KDI 경제동향'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일부 심리지표가 개선됐으나 수출과 투자가 위축되는 등 실물 경기는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달 현재 우리 경제의 동향에 대한 진단을 내리는 KDI가 '부진'을 언급한 건 지난 4월부터다.

KDI는 "대외 수요 부진에 따라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하면서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생산은 위축된 모습"이라며 "수출 부진에 따라 광공업 생산이 감소하고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하락했으며 서비스업생산 증가세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했다. 투자에 대해서는 "건설투자가 토목부문을 중심으로 감소폭이 축소됐으나 설비투자는 최근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투자 전반이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부문별로 봤을 때, 제조업을 중심으로 산업생산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KDI는 분석했다. 10월 광공업생산이 전월 대비 2.5% 감소하고 서비스업생산이 0.7% 증가에 그치면서 전(全)산업생산 증가율은 -0.5%에 그쳤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을 나타내는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3.2%로 전월(75.5%)보다 하락했다. 제조업 출하는 3.5% 감소했고 재고율은 115.8%로 전월(113.4%)보다 더 높아졌다.

11월 수출은 금액 기준 선박(-62.1%), 반도체(-30.8%), 석유제품(-11.9%), 석유화학(-19.0%) 등 주력산업의 부진이 계속돼 전년동월 대비 14.3% 감소했다.

투자 전반의 부진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설비투자지수는 운송장비의 일시적 부진에 따라 전월(-3.4%)보다 감소폭이 확대돼 10월 기준 4.8% 감소했다. 변동성이 높은 선박과 항공기를 제외한 설비투자도 -2.9%로 전월(-2.8%)과 유사한 흐름을 이어갔다. 건설투자는 건축부문(-9.3%)의 부진이 지속되면서 4.3% 감소했다.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의 부진은 부분적으로 완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10월 소매판매액은 2.1% 증가로,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겨울 의복 판매가 감소하는 등 일시적 요인을 제외할 경우 최근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KDI는 밝혔다.

고용시장에선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으며 고용률 상승, 실업률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마이너스를 벗어났지만 소폭(0.2%) 상승에 그쳤고 근원물가는 여전히 0%대 중반의 낮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KDI는 현재 상태가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KDI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 경제심리지수는 소폭 개선돼 경기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7로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p) 상승,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향후 6개월 뒤 경기를 예고하는 지표로, 두 달 연속 상승한 건 2017년 4~6월(3개월간) 이후 2년4개월 만이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함께 작년 6월 이후 유례없이 장기간 동반 하락한 바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9로 한 달 전보다 2.3p 상승했다. 7개월 만에 기준선(100)을 넘어선 것으로, 이는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보다 많다는 의미다. 기업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전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전월 대비 1p 상승한 74로, 지난 9월부터 석 달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아직 기준선 아래지만 미약하게나마 소폭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다만 KDI는 이같은 예측이 향후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리라는 전망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부진이 더 심화되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현재 주요 실물지표의 흐름이 앞으로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할 정도의 수준으로는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김지은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