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김지은 기자]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5(2015년=100)로 1년 전보다 0.4% 상승했다. 상반기 상승률은 0.6%, 하반기는 0.2%를 각각 기록했다.
2주 전 발표된 정부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다만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2.0%)보다는 1.6%포인트(p) 낮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메르스(MERS·중동 호흡기 증후군) 사태가 덮쳤던 지난 2015년 0.7% 오른 후 4년 만에 0%대로 내려앉았다. 역대 최저 수준의 물가 상승률을 4년 만에 경신한 것이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수요 측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은 가운데 농축수산물과 석유류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며 "무상 교육, 건강 보험 보장성 확대 등 정부 정책의 영향이 확대되면서 역대 가장 낮은 상승률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물가 상승률에 미친 기여도를 보면 상품 중에서 농축수산물(-0.13%p)이 가장 컸다. 무(-25.1%), 감자(-24.1%), 딸기(-19.4%), 파(-17.0%), 마늘(-14.1%), 배추(-11.8%) 등의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기상 여건이 전년보다 양호했던 데다 가축 사육두수가 늘면서 공급이 증가한 영향이 작용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지난해 폭염으로 인해 농축수산물 가격이 크게 올랐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었다.
석유류가 포함된 공업제품도 -0.05%p의 기여도로 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자동차용LPG(-7.8%)와 휘발유(-7.1%), 경유(-3.9%) 등이 모두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한 데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정책이 겹치면서 가격을 끌어내렸다. 정부 정책이 반영된 남자학생복(-37.5%) 가격도 비교적 큰 폭으로 내렸다.
서비스 중에서는 공공서비스(-0.07%p)와 집세(-0.01%p)의 기여도가 컸다. 올 한 해 월세가 0.4% 하락하면서 2년 연속 마이너스 상승률을 유지했다. 전셋값은 0.2% 올랐지만, 상승 폭은 2005년(0.1%) 이후 가장 낮다. 공공서비스 중에선 고등학교납입금(-13.5%)과 휴대전화료(-3.3%) 등이 내렸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 대비 0.2% 올랐다. 역시 2015년(-0.2%) 이후 가장 낮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5.1% 하락했다. 2014년(-9.3%)과 2008년(-5.8%)을 제외하면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계절적·일시적 요인에 의한 충격을 제거하고 물가의 장기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되는 농산물및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0.9% 상승했다. 1999년(0.3%) 이후 최저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및에너지제외지수는 0.7% 올랐다. 역시 1999년(-0.2%) 이후 가장 낮다.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0%를 밑돌면서 제기됐던 '디플레이션'(deflation,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며 경제 전반을 위축시키는 현상) 우려에 대해 이 과장은 "일부 공산품에서의 출고가 인상 등을 고려하면 내년 물가 상승률은 올해보단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금으로선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김지은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연간 소비자물가 역대 최저 상승... 1965년 통계 이후 최저
기사입력:2019-12-31 09:2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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