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김지은 기자] 최근 금융회사를 사칭하는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가 급증하고, 대출사기문자로 인한 금융소비자의 피해 가능성뿐만 아니라 스팸문자로 인한 휴대폰 이용자의 불편도 증가함에따라 15일부터 은행 관련 스팸문자를 사전에 차단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금융감독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14일 서울 영등포구 금감원 대강당에서 15개 은행, 농·수협중앙회, 후후앤컴퍼니와 함께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 대응 시스템 시행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KISA에 신고·탐지된 대출스팸문자는 지난 2017년 하반기 31만건 수준이었지만, 2018년 상반기 45만건, 2018년 하반기 59만건, 지난해 상반기 75만건 등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팸문자 유형으로는 도박 관련 문자가 297만건(61%)으로 가장 많았고, 대출 관련 문자가 75만건(15%)으로 뒤를 이었다.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15일부터 대출사기·불법대출광고 스팸문자를 발신한 전화번호를 은행의 공식 번호와 대조해 스팸문자로 확인되면 문제의 전화번호가 차단된다. 은행이 고객을 상대로 문자메시지를 발송할 때 사용하는 전화번호 목록을 '화이트리스트'로 만들어놓고, 목록에 없는 번호가 은행 관련 문자를 보낼 때 문제의 번호를 차단하는 방식이다.
화이트리스트에 입력된 금융회사 전화번호는 총 18만여건에 이른다. 이 번호를 보내면 개별 이동통신사가 화이트리스트 등록 여부를 확인한 뒤 스팸문자를 차단하게 된다.
이용자가 휴대폰에 기본으로 탑재된 '스팸 간편신고 기능'을 이용해 신고하면 해당 스팸문자는 KISA에 집적된다. 아직 신고·차단되지 않은 스팸문자의 경우 후후앱을 통해 은행 공식 발송 메시지인지 여부를 알림(안내문구)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안내문구는 "위 발신번호는 금융권 화이트리스트에 등록된 전화번호입니다" 등이다.
유관기관은 이번 시행으로 대출사기문자로 인한 피해가 대폭 감소하고, 스팸문자로 인한 불편함도 크게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은행은 사칭·사기 문자로 인해 발생하는 민원·평판하락 위험 감소, 정보기술(IT)·보안기업은 자사 프로그램의 기능을 개선하고 확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대응 시스템은 향후 저축은행·캐피탈 등 전 금융권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알고리즘과의 접목 등을 통해 지능화되는 금융범죄에 대응해나가겠다는 구상이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은행 공식 문자인지를 고객이 바로 알 수 있게 돼서 은행 사칭 대출 사기문자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금융소비자 보호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날 행사에서 "대출사기의 경우 급전이 필요하지만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기 어려운 사회적 취약계층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각 기관은 각자가 보유한 정보를 한 데 모아 대출사기 문자를 사전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효율적이고 강력한 피해방지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 '대출사기 문자 방지 시스템'에 AI알고리즘을 접목해 대출사기 대응 체계 고도화를 추진하는 등 불법 금융행위 근절을 위한 기관 간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은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지긋지긋한 보이스피싱·대출사기 스팸문자, 사전에 차단한다
기사입력:2020-01-15 09: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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