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인불명 폐렴 환자 코로나19 진단 검사 확대... 지역사회 전파 선제적 대비

기사입력:2020-02-17 14:20:04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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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경제신문 정지철 기자] 정부가 지역사회와 의료기관 내 전파 차단을 위해 해외여행력과 무관하게 원인불명 폐렴 환자에 대해선 의사 판단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 검사를 확대키로 했다.

해외 여행력과 확진자와의 접촉력이 없는 29·30번째 환자 역학조사와 별개로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지역사회 전파 차단 필요성이 높다고 보고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한 것.

당장 감염에 취약한 요양시설 종사자와 간병인 등을 대상으로 후베이성뿐 아니라 중국 전역과 홍콩, 마카오 등 오염 지역 여행력을 전수조사해 업무 배제를 권고키로 했다.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김강립 중수본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29번과 30번에 대한 판단 결과와 별개로 정부는 코로나19의 지역사회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상황은 더욱 긴장이 필요한 시기로 보고 있다"며 "이미 우리 주변의 여러 국가에서 감염원인과 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감염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본부장은 "코로나19가 증상이 경미한 상태에서도 전파가 잘 이루어지는 특징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코로나19가 국내 지역사회로 유입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내고 이를 지연시키는 한편,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상황을 선제적으로 대비하여 유행의 규모와 여파를 줄이는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적절한 방역관리대책의 주안점"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국내에서 29번째 코로나19 확진 환자로 판명된 82세 한국인 남성은 지난해 12월 이후 외국을 방문한 적이 없었다고 진술했으며 기존 확진 환자의 접촉자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같은 날 오후 자가 격리 중이었던 29번째 환자의 아내인 68세 한국 여성도 30번째 확진 환자로 확인됐다.

이처럼 해외 여행력이 없고 확진자와의 접촉력도 없는 환자가 발생하자 국내에서도 감염원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지역사회 내 코로나19 전파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들 부부의 확진을 지역사회 전파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김 부본부장은 "부부가 명절도 있었고 지난 잠복기 내에 접촉했던 분들을 충분히 확인하고 혹시 유입 경로 또는 감염 경로가 확인될 수 있는지를 밝히는 것이 먼저"라며 "역학조사가 아직도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섣불리 지금 판단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해외 여행력이 없어도 원인불명 폐렴인 경우 의료진의 재량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사례 정의 확대를 통해 지난 7일부터 해외여행력이 없더라도 의사의 소견에 따라 진단검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중수본은 앞으로 의료진 판단에 따라 원인불명 폐렴으로 입원 중인 환자에게도 해외 여행력과 무관하게 진단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코로나19 감시체계 확대를 위해 병원 기반 중증호흡기 감염병 감시체계(SARI, 현재 13개 병원) 및 인플루엔자 실험실 표본감시체계(현재 52개 의원)에 코로나19 검사를 추가한다. 감시체계에 참여하는 의료기관도 확대하기로 했다.

중수본은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에 자가격리자 관리 강화, 시도별 접촉자 격리시설 확대, 선별진료소 운영 점검, 병상·인력 운영계획 내실화 등 지역사회 전파 방지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17일부터 시도별 병상·인력 운영 계획을 일대일로 점검하고 요양병원·시설 등 취약시설 감염예방 조치상황은 복지부와 지자체가 합동점검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정된 장소가 아니라 이동하면서 검체를 채취할 수 있는 조직을 가동하고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중소병원과 의원급 의료기관들도 코로나19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대응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지철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