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이경호 기자] 전 세계 여성암 중에서도 두 번째로 흔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된 원인은 알려진 바와 같이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에 기인한다. 감염 경로가 성접촉으로 인한 것인 만큼 일각에서는 잘못된 편견으로 인해 자궁경부암 환자들의 치료를 더욱 힘들게 만들기도 한다. 간혹 성적 파트너인 남편의 외도를 의심하는 사례도 드물지 않다.
하지만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성경험이 있는 성인이라면 일생에 걸쳐 누구나 80% 정도의 감염비율을 보일 뿐 아니라 여성이 아닌 남성 역시 바이러스 감염원이 될 수도 있으므로 지나친 편견을 거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암 발생까지 수년에서 수십년, 예방백신 적극 권고해야
자궁경부에 발생한 악성종양을 일컫는 자궁경부암은 150여 종에 달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발병한다. 성생활을 시작한 성인 여성이라면 누구나 평생에 한번 이상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나 70~80%의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소멸 되거나 곤지름(콘딜로마)이라는 사마귀 형태로 나타나 가볍게 지나가기도 한다.
특히 자궁경부암은 감염이 발생한 시점에서 바로 암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 악성 종양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감염원을 알기가 어렵다. 암으로 진행한 뒤에도 대다수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다.
암을 일으키는 특정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자궁경부암은 암 중 유일하게 환자의 99% 이상에서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이 발견돼 이에 대한 예방접종만으로도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기도 하다.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은 성접촉이 없는 청소년기에 예방 효과가 뛰어나며 약 30년간 항체가 유지된다.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 질암, 외음부암, 남녀 모두에게는 항문암과 생식기 사마귀(콘딜로마) 등을 예방하므로 여성 청소년이 아닌 모든 청소년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권고하기도 한다.
■ 20세 이상 성인여성이라면 누구나, 2년마다 정기검진 필요
자궁경부암은 발병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예민한 사람은 초기에 자궁통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암이 진행되면서 질 출혈, 질 분비물 등이 나타나고 2차 감염으로 인한 악취, 체중감소나 만성빈혈, 허리통증, 하지 통증과 부종이 나타나게 된다.
청소년기에 이미 예방백신을 맞았다고 하더라도 모든 바이러스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20세 이상 성인 여성이라면 2년에 한번씩 자궁경부세포검사를 통해 자궁경부암을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자궁경부세포검사이다. 자궁경부 상피세포를 채취 후 현미경 검사를 통해 칸디다, 방선균, 헤르페스 바이러스, 질세균 분포 변화 등을 관찰하게 되며, 비교적 검사가 간단해 부담이 적은 편이다. HPV감염여부와 종류를 알 수 있는 검사를 함께 진행하는 것도 검사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유리하다.
모든 암에 있어 예방의 첫 번째는 정기적인 건강검진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지 않고 성인이라면 누구나 모든 질병의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글: 서울척병원 건강검진센터 오희련 과장(산부인과 전문의)
이경호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전문의 칼럼] 남편의 외도? 자궁경부암 편견... 남녀 누구나 감염원 될 수 있어
기사입력:2020-04-16 09:3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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