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신문 양혜정 기자] 공유경제 사례들이 확산되면서 복지분야 적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복지나 환경분야의 공유경제는 사용되지 않거나 과소사용되는 자원을 함께 나눠 쓰는 분야로 나아가고 있다. 자원 공유가 확산될 경우 환경파괴만이 아니라 빈부격차나 불평등 또한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유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경기침체나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한 돌파구로 수용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이나 수익창출 기회로까지 여겨진다.
인간은 오래 전부터 자원의 공유나 협력을 통해 공동체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공유경제는 인류사회에서 매우 오래된 전통에 가깝다. 그러나 최근 공유경제가 과거와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데,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거래비용이 감소되면서 자원 공유의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흔히 공유경제는 자원의 공유라 한다. 하지만 환경 측면이나 수익창출 기회 측면에서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과연 복지나 분배 측면에서도 대안으로 작용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도 많은 편이다.
기존의 복지제도는 대체로 시장이나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른바 복지정책)을 통해 빈부격차나 불평등을 완화한다는 점에서, 자원의 공유를 통해 불평등을 완화할수 있다면 이것은 대안적인 복지 모델의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가능성은 대체로 공유경제를 성장이나 영리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우(영리형)에서보다 비영리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우(비영리형)에서 확인된다.
공유경제의 운영주체가 비영리 조직인 경우, 플랫폼의 성격은 영리조직이 운영하는 경우와 달리 사회적 동기와 같은 비영리적 목적을 추구한다.
영리형 공유기업은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자원을 공유하면서 영리나 수익을 추구한다. 반면, 비영리형 공유기업은 사회적 동기에 따라 자원을 공유하면서 시장경제만이 아니라 정부의 관리나 통제에서도 벗어나 시장도 정부도 아닌 제3의 경제영역을 추구한다.
비영리형 공유경제가 작동되면 자원 공유의 혜택이 널리 확산됨으로써 불완전 고용에 따른 불평등 문제가 완화될 수 있다. 영리형 공유경제와 비영리형 공유경제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불완정 고용의 양산 여부에 있다기보다 공유 혜택의 확산 여부에 있는 셈이다.
공유경제는 자원이용 방식에 따라 수탈형과 창조형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여기서 수탈이 자원의 원천을 고갈시키는 것이라면, 창조는 자원의 원천을 보존, 재생산, 증식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수탈형은 공유경제를 이윤 극대화를 위한 장치로만 사용하는 반면, 창조형은 사회적 동기에 따라 작동된다.
비영리형 공유경제는 동료생산으로 대표된다. 동료생산의 근원은 1960년대 미국의 해커 문화에서 찾을 수 있는데, 당시 해커들은 컴퓨터에 대한 접근이 무제한적이고 완전해야 한다는 판단 아래 모든 권위를 거부하는 탈중심성을 추구했다.
1983년에 스톨먼(R. Stallman)은 이러한 해커 문화의 전통에 서서 자유 소프트웨어를 목표로 한 그누(GNU) 프로젝트를 선언했으며, 이후 이 프로젝트가 수많은 프로그램 개발자들의 자발적 협력 사업, 즉 동료생산으로 이어졌다.
1991년에는 토발즈(L. B. Torvalds)가 리눅스 커넬(Linux kernel)의 초기 모델을 배포하면서 ‘그누/리눅스’라는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으로 발전했으며, 이후 리눅스가 모든 동료생산 프로젝트들의 궁극적인 참조 모델로 기능하게 됐다.
요하이 벤클러는 네트워크 정보경제가 "더욱 자유롭고 평등한 사회를 향한 진정한 전환의 토대가 될 것"이라며 "인간 복지, 개발,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네트워크 정보경제의 수용을 충분히 정당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사회적 생산이 확대될 경우, 그 만큼 빈부격차가 완화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타심과 선의라는 인간의 본질적 동기를 이끌어내는 협력 체계를 발전시키면 사회 제도를 개혁하고 경제적 효과까지 개선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네트워크 정보경제의 등장으로 적어도 빈곤을 지속시키는 구조적 요소들의 일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확보됐다.
네트워크 정보 경제는 정보이용의 부족, 소통역량의 부족, 생산의 활동공간의 부족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들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산업경제에서는 비용장벽과 거래제도 장벽 등이 굳건히 버티고 있었지만, 네트워크 정보경제에서는 이 장벽들을 낮추거나 우회하는 방안이 확보될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 정보경제의 생산물은 비전유적 재화이므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경제적 기회를 얻기 위한 기본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네트워크 정보경제에서는 사람들이 경제적 행위주체로 참여하는 기회가 크게 확장되고 정보기반 글로벌 경제의 성과를 향유할 수 있는 실질적 역량이 평준화될 수 있다.
네트워크 정보경제의 생산물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그래서 시장기반 및 비시장 기반 행위의 기초자원으로 이용될 수 있다.
한편, 동료생산은 배타적 전유권에 기초하지 않으며, 그래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시장을 통한 수익창출을 목표로 하지도 않는다. 그는 이러한 의미의 사회적 생산이 확대될 경우, 그 만큼 빈부격차가 완화될 수 있다.
참고문헌: The Sharing Economy and Welfare: Focused on the Implication of Benkler’s Commons-based Peer Production
양혜정 공유경제신문 기자 news@seconomy.kr
[공유경제와 복지①] 복지의 공유, 불평등 해소 대안되나
기사입력:2020-10-12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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