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10곳 중 7곳, 해운운임 증가세 내년 6월까지 지속 전망

기사입력:2021-09-15 11:56:51
사진=전경련
사진=전경련
[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수출 대기업도 해운 운임 상승 등 물류 대란으로 인한 물류비 상승을 피할 수 없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조사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1000대 수출 기업 대상 해운 물류 애로를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물류비는 전년 동기 대비 30.9% 증가했고, 하반기는 23.8%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 된 해운 운임 급증 추이를 감안해 보면, 올 하반기에도 물류비 부담이 상당할 것으로 내다 본 것이다.

◇ 물류비 정상화 시점, 올해 말 이전 7.3% vs. 내년 6월 이후 69.4%

물류비 급증의 정상화는 장기화 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 물류비 인상이 정상화 되는 시점에 대해 수출기업들은 내년 연말 27.4%, 내년 6월 26.0%, 내년 3월 23.3% 순으로 응답했다.

올해 내에 정상화 될 것으로 보는 곳이 7.3%인 반면, 내년 6월 이후로 보는 응답이 약 70%에 달해 물류비 문제가 해결되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는 기업이 많았다.

수출 대기업이 물류비 인상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은 운송계약 형태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운송계약형태를 묻는 문항에 장기 해운 운송계약 (33.0%), 단기 해운운송계약 (31.5%), 단기 항공운송계약(19.2%), 장기 항공운송계약 (13.8%) 순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수출 대기업은 장기 해운운송계약이 절대다수여서 물류비 인상에 대한 영향이 적다는 인식이 많은데, 단기 해운운송계약 형태도 전체 응답의 3분의 1에 달한다. 최근 운임이 급증한 항공운송 계약도 상당수여서 물류비 인상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해운 운임 급등 물류애로 주된 원인, 물류비용 급증은 자사 부담

물류에 어려움을 겪는 주된 원인은 주로 해운 운임 급등(26.3%)과 운송 지연(25.4%)이었다. 선박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응답(18.6%)도 간과할 수 없는 수준이다.

물류비 증가에 따라 기업들은 영업이익의 감소(38.9%)와 지연 관련 비용 증가(36.2%)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거래처 단절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응답 기업의 2.7%였다.

물류비 급증은 자사가 감내하고 있었다. 자사부담이 58.5%로 응답자 절반을 넘었고, 원가에 반영해 전가하는 기업 비중은 25.5%에 불과했다. 원가 절감(8.5%)으로 대처하거나 항공 등 대체물류 이용(5.9%) 외에 수출을 포기하는 기업도 1.3%에 달했다.

◇ 해운업계 운임 담합 관련, 담합허용 위한 법 정비 필요 49.3%

최근 해운업계 현안인 공정위의 해운업계 운임 담합 과징금 부과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하는 한편, 물류대란을 가중시킬 수 있는 결정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해운법상 담합 허용을 위한 구체적 절차를 추가하는 등 장기적 법 정비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49.3%로 가장 높았고, 과징금 부과가 물류대란을 가중시킬 것이므로 과징금 철회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22.0%로 나타났다.

수출기업의 물류 안정화를 위한 정부 노력에 대해서 국적 해운사 육성(26.8%)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꼽았다. 임시선박 투입 확대(26.4%)는 그 다음으로 나타났다. 선․화주 장기계약 인센티브 강화(12.4%)와 컨테이너 확보 지원(12.4%)도 중요한 정책으로 꼽았다.

이번 물류 대란으로 어려움을 겪은 수출 기업들이 단기 대책 외에도 국적 해운사를 육성하고 선․화주 관계를 강화하는 등 해운산업에 대한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물류비용 증가가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해운업계 육성을 위한 근본적 정책 외에 선박 확보 애로, 거래처 단절 등 어려움을 겪는 수출 대기업에 대한 면밀한 정부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