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제조업 수출증가율, 올해의 7분이 1에 불과

기사입력:2021-11-30 14:39:47
사진=전경련
사진=전경련
[공유경제신문 김봉수 기자] 국내 주력 제조업의 실적 회복세는 기저효과의 감소, 원자재 수급 불안과 미·중 무역 갈등을 비롯한 불확실성의 지속으로 인해 내년에 둔화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반도체, 자동차, 정유, 조선, 철강,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섬유, 가전, 바이오헬스 등 10개 수출 주력 업종 협회를 대상으로 ‘2021년 실적 및 2022년 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 수출증가율 2021년 24.1% → 2022년 3.3%

조사 대상 업종의 2021년 전체 평균 매출액은 2020년 대비 14.7%, 수출액은 24.1%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2년에도 매출액은 2021년 대비 4.9%, 수출액은 3.3% 증가하는 등 2년 연속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2022년은 기저효과의 감소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출액의 경우 올해 성장률의 7분의 1에 불과할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에 따르면 2021년은 조선, 자동차 업종의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조선업계의 매출 급감은 원재료인 후판(두께 6mm 이상의 철판) 등의 가격급등에 따른 원가 손실을 공사손실충당금으로 선반영한 결과다. 자동차업계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과 내수 감소로 전년 대비 5%까지 역성장이 추정됐다.

2022년에는 가전, 철강 업종 등이 2021년보다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전업계는 프리미엄 제품군 수요 확대 등 코로나19로 인한 특수 효과가 줄면서 2021년보다 5~10%가량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철강업계는 글로벌 수요 둔화와 수출단가 조정의 영향으로 매출이 5%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업계는 각각 패널과 메모리 가격 하락을 반영해 2021년과 유사한 수준의 실적이 전망됐다.

반면 조선업계는 수주 증가와 선가 상승에 힘입어 2021년 대비 20% 이상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섬유(해외 한류 재확산과 미국의 중국산 제재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증가) ▲정유(위드 코로나 전환으로 항공유 수요증가) ▲바이오헬스(바이오의약품 수출 지속 확대) 업종 등도 2021년 대비 5%~15%의 매출 증가가 예상됐다.

영업이익 추정을 통해 수익성을 예측해본 결과를 보면 2021년은 조선업계를 제외한 모든 업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상승할 전망인 반면, 2022년에는 가전, 디스플레이, 반도체, 철강 업종의 영업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 내년에도 원자재 수급 불안, 미․중 무역 갈등 불확실성 지속·악화 전망

주요 업종 협회 관계자들은 최근 국내 수출기업의 현안으로 부상한 원자재 수급 불안,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및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2022년 상황도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원자재 수급의 경우 올해보다 약간 악화(60.0%)되거나 매우 악화(10.0%)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약간이라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 업계는 한 군데도 없었다. 미·중 무역 갈등 역시 약간 악화(70.0%)될 것으로 전망하는 업계가 가장 많았다.

반면 2022년 국내 경제 전반의 상황에 대해서는 2021년과 비슷(50.0%)하거나 약간 개선(40.0%)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의 국내 투자는 2021년보다 약간 개선(60.0%)될 것이며, 국내 고용은 2021년과 비슷할(70.0%) 것이라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기업 경영활동 관련 우려 사항으로는 규제 및 경쟁제한(30.0%)을 가장 많이 꼽았고, 주 52시간 근로제로 인한 인력 운영 애로 등 노동 부담(20.0%), 온실가스 감축 부담(15.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기업 경영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정책으로 기업 투자활동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30.0%)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또한 ▲주요 수출국 통상여건 개선 노력 ▲노동유연성 확대 및 임금 안정화 ▲산업수요에 부응하는 인력양성(각 15.0%)이 필요하다고 봤다.

◇ 2022년 주력 제조업 향방 좌우할 변수는 ‘타이거( T·I·G·E·R )’

전경련은 수출 주력 업종 협회들이 밝힌 애로사항과 희망 정책을 기반으로, 2022년 국내 주력 제조업의 5대 변수를 ‘타이거(T·I·G·E·R)’라고 제시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세제(Tax) ▲인플레이션(Inflation)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 ▲환경기준(Environmental Standards) ▲규제(Regulation)의 영문 머리글자를 조합해 요약했다고 설명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원자재 가격 불안정과 공급망 차질의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의 재확산도 여전히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한 “호랑이의 해인 2022년에 우리 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을 돌파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봉수 기자 news@seconomy.kr